지난 4월 한 상점에 소집된 신20세기파 조직원들. 부산경찰청 제공번화가에서 보복 폭행을 일삼은 부산 양대 폭력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단체 등의 구성·활동) 위반 등 혐의로 부산 양대 조직폭력 단체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19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은 칠성파가 13명, 신20세기파는 32명이며 나머지 1명은 신20세기파 조력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부산 도심 번화가 등에서 서로 수차례 보복 폭행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발단은 한 칠성파 조직원의 신20세기파 가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칠성파 조직원들은 신20세기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한 조직원을 상대로 탈퇴를 요구하며 폭행해 전치 4주 상해를 입혔다.
이에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칠성파 조직원들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거나 무차별 집단폭행을 벌이는 등 보복에 나섰다. 그러자 칠성파도 보복에 나섰는데, 지난 4월 신20세기파 조직원이 사는 한 아파트를 찾아가 4시간 잠복한 끝에 얼굴을 소화기로 폭행하고 다리 등을 흉기로 찔렀다.
이는 신20세기파의 재보복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신20세기파 조직원 17명은 흉기를 들고 부산 시내 곳곳으로 흩어져 칠성파 조직원을 찾아 나섰다. 한 칠성파 조직원은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치 6주 상해를 입었고, 또 다른 조직원은 깨진 소주병에 얼굴 등을 찔려 신경 손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 8월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칠성파-신20세기파 조직원 간에 다툼이 벌어진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두 조직이 서로 보복 폭행을 벌인 지역은 해운대구 마린시티, 부산진구 서면, 중구 중앙동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부산 대표 번화가였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대부분 20~30대였으며, 10대도 있었다. 이들은 상대 조직원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동선을 추적하기도 했다.
경찰은 검찰, 교정청과 협업해 수감 중에 범행을 지시한 조직원까지 모두 적발했다. 또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 2명은 인터폴 수배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신규 조직원들은 모두 관리 대상으로 추가했다. 앞으로 경찰은 폭력조직 범죄에 대해서는 행위자는 물론이고 배후 조종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해 시민 불안이 없도록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1970년대부터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세력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두 조직 간 갈등은 영화 '친구' 등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과거보다 세력이 크게 약해졌으나 2021년 장례식장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등 여전히 크고 작은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