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55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주행 중인 트럭이 상점 앞으로 돌진한 사고 현장. 연합뉴스경기 부천 전통시장에서 돌진 사고를 내 2명을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60대 트럭 운전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뇌 질환을 주장해 경찰이 의료 자문 등 보강 수사를 이어간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자신이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운전자 A(67)씨의 진료기록을 확보해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의사협회 등에 의료 자문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모야모야병이 너무 심하다"며 "뇌 질환으로 약물 치료 중이었으나 최근 가게 일로 바빠 치료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성 질환으로, 뇌출혈·마비·감각 이상·발작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A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13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모야모야병과 관련한 질문에 "운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 "의사나 약사로부터 '운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A씨의 차량 운행에 질환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다시 검토하기 위해 피의자 조사를 토대로 의료 조언 요청을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질환 여부와 진료 기록을 살펴 보강 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현재 피해자 진술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피의자 조사와 송치 여부 결정은 절차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54분쯤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돌진 사고를 내 60~70대 여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0~70대 남녀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 트럭은 사고 직전 1~2m 후진했다가 132m를 질주하면서 피해자들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페달과 브레이크를 비추는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에는 A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 21명 중 2명만 시장 상인이고 나머지는 19명은 이용객이다. 부상자의 연령대는 50~70대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2명 중 60대 여성 1명과 부상자 1명 등 총 2명은 중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