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서포터즈 발대식 모습. 부산시 제공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 논의가 여론의 뚜렷한 변화 속에 본격 추진 국면으로 들어섰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회의적 시선이 우세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지역 모두에서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기며 '통합 불가론'의 벽을 넘어섰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양 시·도 주민 4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3.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은 29.2%에 그쳤다. 부산은 55.6%, 경남은 51.7%로 두 지역 모두 찬성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2년 전과는 다른 풍경…찬성·인지도 모두 급등
이번 조사 결과는 2023년 조사와 비교하면 변화 폭이 크다. 당시에는 찬성 의견이 35.6%에 그쳤고, 통합 논의 자체를 '들어본 적 있다'는 인지도도 30% 남짓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지도가 55.8%로 2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중 심화, 인구 감소, 재정 압박 등 공동의 위기가 지역 사회 전반에 공유되면서 행정통합을 '선택'이 아닌 '대안'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산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논의 등을 거치며 단일 광역 경제권 형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통합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서도 긍정적 인식이 두드러졌다. '부산·경남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5.8%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25.8%)을 크게 앞섰다. 규모의 경제 확보와 행정 효율성 제고, 중앙정부와의 협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행정통합 인지 여부 인지 55.75% / 2023년 대비 25.15%p 상승. 부산시 제공남은 과제는 '속도와 방식'
여론의 방향이 바뀌면서 통합 추진의 속도와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남·광주가 통합 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부산·경남 역시 행정통합 특별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민투표 대신 의회 동의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통합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다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경남 지역의 반대 여론이 부산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모름·무응답' 층도 적지 않아 추가적인 공론화 과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3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결과와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 등을 담은 최종 의견서를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두 단체장의 공식 입장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지난 2년 사이 시·도민 인식이 뚜렷하게 변화했다"며 "이제는 통합의 당위성을 넘어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이제 여론의 문턱을 넘었다. 남은 과제는 이 흐름을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할 정치적 결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