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콩나무 제공'자유'는 20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저항시 '자유'를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나치 점령기 프랑스에서 비밀리에 퍼지며 희망의 상징이 됐던 이 시는 출간 80주년을 맞아,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넨다.
시를 쓴 폴 엘뤼아르는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겪고 레지스탕스에 참여한 시인이다. '자유'는 반복되는 구절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로 일상의 사물과 풍경 위에 자유를 새기며, 마지막에 '자유여!'라는 외침으로 시대를 관통한다. 이 그림책은 그 시적 구조를 유지한 채, '학교 공책' '다정한 내 개'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어린이의 상상력을 확장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15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콜라주, 판화, 유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참여해 시구마다 서로 다른 해석을 더했다. 한 편의 시가 다채로운 시각 언어로 번역되며, 자유라는 개념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유'는 특정 시대의 저항시를 넘어, 오늘의 아이들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유를 부를 수 있는가. 이 책은 그 물음을 그림과 시로 조용히, 그러나 힘 있게 들려준다.
폴 엘뤼아르 글·오렐리아 프롱티 외 14명 그림 | 책과콩나무 | 48쪽
북극곰 제공
'고래의 노래'는 깊은 바다에서 시작된 혹등고래의 노랫소리를 따라, 인간이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생명의 언어를 시적으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배를 타고 큰 바다에서 고래를 만난 화자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짝짓기 철에 수컷 고래들이 부르는 길고 복잡한 노래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고래의 노래는 낮고 높은 음이 교차하며 이어지고, 같은 무리의 고래들은 같은 노래를 공유한다. 새로운 가락이 더해지면 서로 배우고 따라 부르며 노래는 진화한다. 이 책은 이러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고래의 언어가 인간의 언어와 닮아 있다는 흥미로운 지점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섬세하게 전달한다. 특히 고래의 노랫소리가 보이저 호를 타고 우주까지 전해졌다는 설정은, 바다와 우주를 잇는 상상력을 확장한다.
글을 쓴 니콜라 데이비스는 동물학 전공의 논픽션 작가로,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꾸준히 전해온 인물이다. 그림을 맡은 브리타 타켄트럽은 고래의 노래를 알록달록한 빛방울과 구슬 같은 이미지로 형상화해, 소리를 '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두 작가의 협업은 고래의 노래를 과학 정보이자 감각적 예술로 동시에 구현한다.
32쪽 분량의 이 그림책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닮은 정확성과 시적 울림을 함께 담아,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시작된 고래의 노래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독자의 상상 속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
니콜라 데이비스 글·브리타 타켄트럽 그림 | 홍한별 옮김 | 북극곰 | 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