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근 제주시장◇박혜진> 신년대담 오늘은 제주시정을 이끌고 있는 김완근 제주시장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시장님 안녕하세요.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 말씀 전해주시죠.
◆김완근>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병오년 새해를 맞아 가정마다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제주시는 올 한 해에도 말보다는 행동으로, 계획보다는 실천으로 신뢰받는 시정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제주시를 향한 걸음에,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지혜를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박혜진> 지난 한 해 제주시정을 이끄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지난해를 보낸 소회를 밝혀주시죠.
◆김완근>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시정을 이끈다는 책임의 무게를 하루하루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행정 절차를 익히는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현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결정 하나하나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늘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욱 분명한 것은 행정의 출발점도, 기준도 결국은'시민의 삶'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한 해는 민생, 복지, 교통, 안전 등 시민 일상과 맞닿은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행정이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의미를 두었습니다. 성과는 숫자로 남지만 행정의 진짜 평가는 시민의 체감 속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부지런히 현장을 찾고, 더 진심으로 시민 곁에서 뛰겠습니다.
◇박혜진> 시장님이 생각하는 지난해 성과라고 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완근> 지난해 제주시정의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시정의 중심 기조를'민생'에 두고 행정을 운영해 왔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지 농협과의 직거래망 52개소를 확보하고, GAP 인증률을 9%까지 높이는 등 농가와 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 왔습니다.
골목형상점가 10개소를 새롭게 지정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성과는 홈치해결상담실을 비롯한 읍면동 현장 경청회와 소통의 날을 통해 시민들께서 오랫동안 불편을 겪어오던 문제들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해결해 나갔다는 점입니다.
이와 함께 제주가치돌봄 사업을 확대해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제주시 이용자는 2024년 2,391명에서 2025년 4,85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해 지역사회 중심 통합돌봄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과 인력을 확충해 접근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 밖에도 탑동로 배수암거 정비, 제주공항 식품안전구역 지정, 점심시간 불법 주정차 단속 유예 확대, 람사르 습지도시 재인증 등 시민의 안전과 일상에 직결되는 성과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박혜진> 반면에 아쉬웠던 사업이나 일들이 있다면?
◆김완근> 성과만큼이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농가 소득과 직결된 GAP 인증 확대는 인증 절차의 부담과 유지의 어려움, 인센티브 체감 부족 등으로 당초 기대했던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지난해의 한계를 분명히 확인한 만큼, 올해는 단체 인증 확대와 인센티브 예산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농가 부담을 낮추고, GAP 인증이 실질적인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건설 경기 침체로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 재매각이 유찰된 점입니다. 올해는 시장 상황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해 토지 개발 제한 완화 등 매각 전략을 조정하고, 체비지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박혜진> 새해를 맞아 제주시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시정의 핵심 방향과 비전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김완근> 새해 제주시정의 핵심 방향은 한마디로 '민생을 살리는 행정'입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GAP 인증 확대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농가는 제값을 받고, 시민은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한 농산물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습니다.
둘째, 원도심 상권과 골목형 상점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상권의 특색을 살리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찾는 공간으로 키워가겠습니다.
셋째, 연초부터 신속한 재정 집행을 통해 지역 경기 회복의 마중물을 만들겠습니다. 필요한 곳에 예산이 제때 쓰여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의 먹거리와 일자리, 그리고 일상 속 불편까지 책임 있게 챙기는 데 시정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완근 제주시장◇박혜진> 올해 제주시정 운영에서 특히 '이 부분만큼은 꼭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과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완근> 올해 제주시정에서 꼭 달라져야 할 과제로 두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먼저, 일하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공직 내부에 남아 있는 불필요한 관행과 형식적인 업무는 과감히 줄이고, 행정의 시간과 역량이 온전히 시민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시민 참여의 확대입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시정의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 의견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시민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수록 행정은 더 정확해지고, 그만큼 시민의 삶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최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민생경제에 대한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제주시의 민생경제 대응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완근> 최근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건설 경기 침체로 민생경제가 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제게 늘 무거운 과제이자 책임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제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1차 산업과 함께 코로나 이후 4년 연속 관광객 수가 1천3백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기반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제주시정은 이 긍정적인 흐름이 민생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에는 원도심 상권활성화 사업을 통해 공실을 활용한 신규 창업을 지원하고,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주여행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올해에는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권의 중심이 될 유명 점포를 유치해 상권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박혜진> 청년층과 신혼부부, 은퇴 세대까지 세대별로 체감할 수 있는 경제·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균형 있게 추진할 계획인지도 궁금합니다.
◆김완근> 제주시의 일자리 정책은 청년부터 은퇴 세대까지 삶의 단계에 맞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청년에게는 공공일자리로 취업 경험을 제공하고, 원도심 공실을 활용한 창업 지원으로 일과 도전을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문공설시장 청년몰 활성화 역시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업입니다. 은퇴 세대에 대해서는 노인 일자리와 공공근로사업을 병행해 경제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분들께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귀농·귀촌을 희망하시는 분들께는 농업 창업과 주택 구입을 위한 저리 융자 지원을 통해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통해 2천 명이 넘는 취업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했습니다. 올해에도 복권기금과 자체 예산을 투입해 취업이 어려운 청년과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과 고용 안정을 동시에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일자리는 단순한 소득을 넘어 사람을 사회와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누구나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박혜진> 제주시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체감하는 문제 중 하나가 주차, 생활 환경 문제입니다. 올해 이 분야에서 달라지는 점이나 중점 추진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김완근> 주차와 생활환경 문제는 시민들께서 일상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재활용 도움센터를 확대해 배출 편의성을 높이고 자원순환 거점으로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단순한 수거 공간을 넘어 지역별 자원순환 거점시설로 기능을 강화하고, 올바른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와 재활용 가능 자원에 대한 현금성 보상을 확대해 시민 참여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차장 부지 매입과 조성, 폐가 정비를 통한 주차공간 확보, 복층화 사업 등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로상 유인 주차장의 무인 전환을 시범적으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무인화가 이뤄지면 카드 결제 등으로 이용이 훨씬 편리해지고, 대기시간도 줄어들어 시민들께서 일상에서 체감하실 수 있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환경 보전과 개발의 균형은 제주시의 오래된 과제입니다. 올해 제주시가 지향하는 환경 정책의 방향과 원칙은 무엇입니까?
◆김완근> 환경 보전과 개발의 균형은 제주시정이 늘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 온 과제입니다.
제주시는 2026년에도 환경을 우선하는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8월 1일부터 우도 전 매장에 다회용기 사용을 정착시킨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10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과 약 30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각종 행사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다회용기만을 사용하는 친환경 행사 운영을 확대하며 일상 속 자원순환 실천 문화를 확산해 나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개발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살피고, 지역 사회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습니다.
환경 정책에서만큼은 속도보다 기준을, 편의보다 책임을 우선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환경 보전과 개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점검을 통해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정책을 이어가겠습니다.
◇박혜진> 제주들불축제가 지난해 '디지털 들불'로 치러졌습니다. 평가보고회에서 제주들불축제에 대한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올해는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지도 궁금합니다.
◆김완근> 지난해 제주들불축제는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면 디지털'이라는 다소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전통 축제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제주들불축제가 오랫동안 쌓아온 정체성과 상징성이 시민들께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올해는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안전과 합법을 전제로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 등 전통적인 '불'요소를 다시 선보일 계획입니다. 전통이 지닌 힘과 의미를 존중하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오늘의 기준에 맞게 재해석하는 방향입니다.
동시에 디지털과 친환경이라는 기존 기조는 유지하면서, 제주의 문화적 정체성이 살아 있는 축제,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제주들불축제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제주의 가치와 이야기를 k아내는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박혜진> 취임 후 '현장현답', '신바람 시민 간담회', '홈치해결상담실' 운영을 통해 수백 건의 건의사항을 처리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 목소리와, 해결과정에서 느낀 행정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김완근> 취임 이후 현장현답과 시민 간담회를 통해 800여 건의 건의사항을 직접 들었고 홈치해결상담실을 통해서도 300건이 넘는 민원을 시민 여러분과 마주하며 상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깨달은 것은'행정의 존재 이유는 공감과 유연함'에 있다는 점입니다. 홈치해결상담실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사례 중 하나는 연동 공설묘지 지적불부합 문제 해결입니다. 1975년에 조성된 공설묘지가 지적도와 실제 경계가 달라 5년 넘게 민원이 이어져 왔던 사안이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려웠지만 지적재조사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 지난해 9월 사업 예정지구로 선정됐고, 올해부터 본격추진하게 됐습니다. 공설묘지를 대상으로 한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고, "이제는 조상님들께 떳떳하게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민원인의 말씀이 행정의 보람을 다시 느끼게 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현장 중 하나는 지역 로컬크리에이터와의 간담회였습니다. 보리개역을 활용해 음료를 만드는 청년 창업자가 유통 과정에서 비용 부담으로 어렵다는 고민을 토로했을 때, 제가 한 일은 복잡한 규정 검토가 아니라 생산자와 직거래를 즉석에서 연결하는 '가교역할'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10년 넘게 해결되지 않았던 횡단보도 안전 민원이 있었습니다. 전신주와 신호 단자함 때문에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는데, 이 역시 시설물 이전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횡단보도 위치조정이라는'관점의 전환'을 통해 단 열흘 만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행정이 견지해야 할 철학을 다시 세웠습니다. 행정은 공급자의 언어로'설명'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민 눈높이에서 실질적인'해결'을 도출하는 서비스 조직이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제주시정은 설명이 아닌 해결로, 형식이 아닌 결과로 시민의 바람에 답해 나가겠습니다.
김완근 제주시장◇박혜진> 남은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시죠.
◆김완근> 남은 임기 동안 모든 분야를 고르게 챙기는 것이 시장의 책무이지만, 그중에서도 반드시 성과로 마무리하고 싶은 분야는 농가 소득과 직결된 GAP 인증 확대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입니다.
취임 당시 전체 농가수 대비 4.5%, 경지면적 대비 6.1%에 불과했던 GAP 인증률을 지난해 각각 6.8%, 9%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연말까지 모두 20% 달성을 목표로 속도를 내겠습니다.
또한, 소비지와의 직거래 협력 체계도 더욱 확대해 농가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습니다. 지난해 직거래망을 구축해 성과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직거래 기반 판매를 TV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망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올해 연말까지 판매실적 100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와 함께 노쇠,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에게 보건의료, 건강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사업을 3월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입니다. 숫자와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시민 모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고 책임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