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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이 만난 윤라영의 '아너'…"아프고 부당한 사람들의 연대"[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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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명예롭게 '그녀들의 법정'은 계속된다 <상>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윤라영 역 배우 이나영 편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윤라영 역 배우 이나영. 이든나인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윤라영 역 배우 이나영. 이든나인 제공
"네가 왜 죽어? 죽느니 죽여. 그런 마음으로 살란 말이야. 악착같이, 보란 듯이."
 
상대의 궤변을 뒤집는 뛰어난 언변과 화려한 옷차림의 셀럽 변호사 윤라영. 그는 현관문을 닫고 혼자가 되는 순간, 과거의 그림자를 마주한다. 침실이 있어도 사방이 훤히 눈에 들어오는 거실에 몸을 누여야 비로소 잠에 든다.
 
그런 윤라영이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피해자 조유정에게 "죽느니 죽여"라고 하는 말은 결국 자신에게 향하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 역시 피해자이기에 윤라영은 누구보다 단호하게, 진심으로 조유정을 비롯한 피해자들과 '연대'할 수 있다.
 
이나영이 만난 윤라영와 '아너: 그녀들의 법정'(이하 '아너')은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도 유난히 슬픔으로 다가온 캐릭터와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어느 때보다 담백하게,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하며 매 순간 치열하게 연기해야 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 

"윤라영은 잔다르크 아닌 상처를 직면하고 버티는 인물"

 
성범죄 피해자 변호 전문 로펌 L&J(Listen&Join)의 대외적 메신저이기도 한 윤라영은 조유정의 변호를 맡은 후, 20년 전 비밀을 알고 있으니 그만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명확한 경고와 함께 알 수 없는 세력의 테러에 휘말리게 된다.
 
'아너'는 윤라영을 중심으로 20년 전 사건의 비밀을 조금씩 풀어내는 동시에 현재의 사건을 다룬다. 이를 통해 과거의 피해 생존자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현재의 피해 생존자와 어떻게 연대하며, 결국 모든 피해 생존자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는지 보여준다.
 
이나영은 윤라영을 처음 본 순간 "아픔으로 인해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는 "정의감만으로 일하는 잔다르크 같은 사람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집에서는 현관에 3단 안전장치를 할 정도로 상처를 직면하고 버티는 인물이지만, 밖에 나가면 성향을 바꿔야 하는 인물이다. 그런 게 매력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틸컷. KT스튜디오지니 제공그는 윤라영이라는 인물에 관해 "너무 정의롭고 완벽한 게 아니라 상처와 죄책감을 같이 가진 인물"이라며 "그래서 상황에 따라 감정들이 복합다단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윤라영과 '아너'를 두고 "공간이나 분위기를 보며 유난히 슬픔이 많이 밀려왔던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윤라영이 그랬던 것처럼, 슬픔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윤라영을 한 회, 두 회 점차 만날수록 '위로'란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상처받은 인물을 대할 때 자신도 그렇게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라영이에요.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저도 어려워하고 항상 고민하거든요. 어떤 상처를 그냥 덮으려고 하거나 괜찮다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는 거, 상처를 각자의 방식으로 딛고 다시 용기 있게 살아 나가는 과정, 그걸 옆에서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게 바로 '아너'였다고 생각해요."
 
힘들게 촬영을 이어가던 중에 만난 윤가은 감독의 영화 '세계의 주인'은 이나영에게 또 다른 위로가 됐다. 아무런 정보 없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이나영은 펑펑 울었다. 영화를 통해 위로받고, 연대감을 느꼈다.
 
그는 "그러고 나서 보니 '세계의 주인'과 '아너'는 같은 연대를 말하는 이야기였다. 윤가은 감독님과 문자로 서로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위로를 주고 받았다"며 "'아너'를 촬영하면서 아픔의 표현과 방식, 그 깊이감에 관해 많이 생각하는 와중에 '세계의 주인'을 보고 아파해도 된다는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방송 화면 캡처방송 화면 캡처 

"나도 살고, 너도 살자"

 
이처럼 '아너'와 윤라영은 살아남고, 살아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그렇기에 이나영의 기억에 남는 장면들도 "나도 살고 너도 살자는 신"이다.
 
이나영은 "유정이에게 '죽느니 죽여. 그런 마음으로 살란 말이야'라고 말하는 장면도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내 걸 토해내는 신이기도 하다. 정말 어렵게 찍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인 박제열(서현우)와 만나는 모든 신 역시 기억에 남았다. 이나영은 "윤라영이 박제열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조차 싫을 텐데 주먹을 꽉 쥐고 지지 않으려고 한다"며 "박제열과의 신들이 라영이에게 조금 세긴 하다"고 떠올렸다.
 
그런 박제열을 비롯한 커넥트 인으로 대표되는 가해자들에 맞서는 것이 바로 윤라영을 비롯한 L&J의 세 여성 변호사와 살아남고자 하는 피해자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에서 그들을 피해자가 아닌 '피해 생존자'라 부른다.
 
이나영은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성별을 떠나서 이러한 거대한 악의 카르텔은 '인간인지라'라는 말이 이유가 될 수 없다"며 "드라마를 찍으며 우리는 다양한 악과 싸워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너'는 이 모든 것을 단면적으로만 보려고 하지 않았다. 백태주처럼 악인데 선으로 합리화시키면서 악을 악으로 풀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며 "동시에 아픈 사람들, 부당하게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줬다"고 드라마의 의미를 짚었다.

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윤라영 역 배우 이나영. 이든나인 제공ENA 월화 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 윤라영 역 배우 이나영. 이든나인 제공 

"계속 무너짐에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 것"

 
어렵고 고민이 많은 드라마였다. 감정 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거의 매 순간이 감정 신이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정의 깊이를 어느 정도로 드러내야 할지 등을 치열하게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나갔다. 그 끝에서 발견한 건 결국 '아너'와 윤라영의 '명예'다.
 
이나영은 '아너'를 "각자의 아픔과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살아나고자 하는 것"이자 "계속 무너짐에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 의미"라고 했다.
 
방송 화면 캡처방송 화면 캡처
이처럼 무거운 소재임에도,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시청자들은 윤라영, 강신재, 황현진 그리고 모든 피해 생존자에게 응원을 보냈다. '아너'의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응원은 곧 연대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인 셈이다. 그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알기에 이나영은 몇 번이나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이고, 장르적인 것도 그렇고, 세 명의 여성이 끌고 가는 거에 대한 우려가 있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어려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시청자분들께서 그것보다 더 많은 공감을 해주고, 같이 울어주셔서 감사해요. 같이 공감해 주셔서 뿌듯하고 감사하죠. 어려운 장벽이 있었기에 더 감사해요."

<당당하게, 명예롭게 '그녀들의 법정'은 계속된다_ 강신재 역 배우 정은채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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