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노동관계법의 보호망을 무력화하는 이른바 '가짜 3.3' 계약이 산업 현장 곳곳에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교육생이나 청년 단기 근로자를 꼼수로 고용하거나 사업장을 쪼개는 등 다양한 형태의 불법이 고착화된 실태가 정부 감독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가짜 3.3 위장 고용 주요 감독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3월 5일까지 위장 고용 의심 사업장 108곳을 기획 감독한 결과 전체의 67%에 달하는 72개소가 적발됐다.
이번 감독으로 1070명의 노동자가 형식적으로만 도급 혹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실제로는 근로소득세 대신 사업소득세(3.3%)를 납부하며 4대 보험조차 가입하지 못한 채 일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적발된 사업장에서는 재직자와 퇴직자를 포함해 총 1126명의 노동자가 연차휴가와 주휴일 등 기본적인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연장 및 야간 근로수당 등을 떼인 것으로 파악됐다. 적발된 체불 임금만 6억 8500만 원이다.
이외에도 근로시간 위반, 임금명세서 미교부, 불법파견 등 총 87개 사업장에서 256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위장 고용은 숙박·음식업(39곳), 제조업(16곳), 도·소매업(13곳)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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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사업주들의 꼼수 고용 행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한 지역방송 영업 콜센터 A사는 정규 채용 전 10일간 직무 교육을 받는 교육생 277명 전원을 사업소득자로 신고했다. 이들은 구체적 지시를 받는 사실상의 노동자임에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교육비만 받았고, 주휴수당 등 총 1억 4700만 원의 임금을 체불당했다.
대규모 반도체 설비 유지보수를 맡은 2차 하도급 B금속가공업체는 원청이 책정한 낮은 단가를 핑계로 상시 근로자 137명 중 99.3%인 136명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는 관행을 이어오다 적발됐다. 자동차 부품 포장업체인 C사는 입사 시 4대 보험 가입과 사업소득세 납부 시의 수령액을 노골적으로 비교 제시하며 노동자 35명 중 34명에게 '가짜 3.3' 계약을 유도하기도 했다.
청년층을 노린 '사업장 쪼개기'와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악용한 불법파견도 덜미를 잡혔다. 주로 2030 세대를 고용한 E베이커리 카페는 단기 팝업스토어 형태로 지점을 운영하면서 사업주가 사업자등록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해 연장근로수당 등 1200만 원을 가로챘다.
F물류업체 소속 하도급 노동자 123명은 근로계약서조차 없이 세금도 내지 않은 채 일했는데, 1차 도급업체가 작업 요령 등을 직접 지휘·감독한 정황이 확인돼 노동부는 54명에 대해 직접 고용을 지시하고 하도급 업체들은 불법파견 혐의로 범죄인지 조치했다. 조선기자재 하도급 업체인 D사 역시 인력 이동이 잦은 업계 특성을 핑계로 노동자 20명 중 17명을 위장 고용해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적발 사업장에 대해 노동관계법 위반 시정 조치와 함께 미가입자의 4대 보험 직권 가입 및 과거 미납분에 대한 소급 부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근로소득세를 사업소득세로 잘못 신고한 내역은 국세청에 통보하고 구인광고 모니터링을 통해 계속 단속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금번 감독의 경우 국세청과의 자료 협조를 통해 효과적으로 감독 대상을 선정한 결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를 개인 사업자로 둔갑시키는 가짜 3.3 위장 고용 계약 관행의 다양한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임금체불이 절도라면 가짜 3.3 위장 고용은 탈세이며, 이러한 노동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 비정상의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