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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호르무즈 판 '마스가' 프로젝트 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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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황진환 기자연합뉴스·황진환 기자
우리 시각으로 어제 오전에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은 사실상 '정신 승리 선언'이다. 예상했던 대로다.
 
그는 이란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목표였으며 지난 4주간의 공격으로 이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협상 중이지만 아직 합의하지는 못했다며 앞으로 2~3주간 이란의 발전소와 석유 시설 등을 타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란의 핵과 미사일 이 완전 제거됐는지는 알 수 없다. 농축 우라늄 450kg은 여전히 이란에 남아 있다. 이란 핵 시설과 인력의 복구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지난해 이란 핵시설에 대한 12일간의 공습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 능력 제거를 장담햇지만 이번 전쟁이 역설적이게도 이란의 핵 무력화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란과 휴전 또는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는 협상에 연연해하는 모습은 아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맹폭 이후 셀프 종전을 선언하고 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트럼프 자신도 2~3주라는 전쟁 시한을 못박고 있다.
 
트럼프의 정신 승리 선언은 우리에게 고약한 숙제를 떠넘기고 있다. 바로 호르무즈 해협 문제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석유를 이용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스스로 해협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어서 미국 내 유가는 곧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70%를 수입한다. 그동안 별 탈 없이 이용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공습 이후 봉쇄됐다. 봉쇄 이후 국내 유가는 급등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공급도 불안해지면서 각종 플라스틱류와 비닐류 생산도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건설, 의약, 농업 등 산업 전반이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공급망 문제는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전쟁이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이 풀릴지 불확실하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해료를 물게 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1척당 최대 30억원으로 알려진 통행료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종전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다. 전쟁 이후 이란 내정이 불안해지고 중앙 정부가 통제력을 잃게 된다면 통행료를 내도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시작보다 더 어려운 전쟁의 뒷수습을 트럼프는 한국 등 동맹국에 떠넘기고 있다.
 
트럼프 전쟁의 뒷수습이지만 우리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같은 처지에 있는 나라들과 힘을 모야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 연합뉴스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 연합뉴스
이란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전후 재건이 시급할 이란을 상대로 한국이 할 수 있는 재건 프로그램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전쟁 이후 이란과 접촉해 호르무즈 해협과 재건 문제 등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
 
트럼프가 호르무즈는 우리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외면하고 있지만 미국도 여파를 피할 수 없다. 중동 유가가 불안해지면 전세계 유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반도체 공급이 불안해지면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도 힘들어진다. 트럼프의 '아몰라'식 행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을 '마스가' 프로그램으로 한고비 넘겼듯이 이란 재건과 관련해 미국과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가 떠넘긴 숙제를 보란듯이 풀어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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