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부산시 제공선거철을 앞두고 현수막 시야 확보를 위해 가로수를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5일 성명을 내고 "2024년 강서구 국회의원 선거 당시 발생한 무리한 가지치기 논란이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되풀이되고 있다"며 부산시의 반환경적 행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최근 나무의 생장이 가장 활발할 때지만 부산진구 중앙대로 일대 은행나무와 양버즘나무, 느티나무 등 낙엽수들이 무참히 잘려 나갔다고 지적했다. 통상 낙엽수는 수세 약화와 병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휴면기인 11월에서 이듬해 3월 사이에 가지치기를 마쳐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가치치기 시기는 부산시가 스스로 수립한 '2026년 가로수 조성·관리 계획'에도 명시된 원칙"이라며 "해당 계획에는 강한 가지치기를 지양하고 수관의 25% 이상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행정 지침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4년에는 생육기 진입 시점을 무시하더니, 올해는 한창 성기인 5월을 무시했다"며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수목 관리의 기본 원칙이 현장에서 완전히 붕괴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단체는 특정 구간에 집중된 가지치기의 '의도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 도로 구간과 달리 유독 선거 현수막이 걸리거나 후보자의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인근에서만 가로수 수형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특정 후보의 홍보를 돕기 위한 '의전용 행정'이 아니냐고 환경단체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가로수는 도시 온도를 낮추고 대기오염을 줄이는 필수 기반시설인데, 단 몇 주면 사라질 현수막을 위해 수십 년 자란 나무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부산시가 2024년 전국 최초로 인증받은 '바이오필릭 시티(Biophilic City·생명사랑 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부산시에 △생육기 강한 가지치기 전면 중단 △선거 기간 가로수 훼손 금지 원칙 명문화 △가지치기 대상 및 사유 사전 공개 의무화 △현수막 설치 기준 내 수목 보호 조항 삽입 등을 촉구했다. 또,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해 "가로수를 언제든 치울 수 있는 장애물로 여기는 후보가 어떻게 생태와 생명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도시는 선언이 아닌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나무 한 그루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