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 중인 LG 트윈스 팬들의 트럭 시위. 노컷뉴스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좌완 선발 손주영의 마무리 기용에 반발하는 팬들의 트럭 시위와 관련해 직접 심경을 밝혔다.
염 감독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출근길에 시위 트럭을 봤다. 팀을 향한 팬들의 엄청난 관심과 걱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팬들이 우려하는 부상 위험과 미래 선발 자원 소모에 대해 구단도 가장 깊게 고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염 감독은 고심 끝에 선발 자원인 손주영을 마무리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마무리 유영찬의 시즌 아웃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LG는 유영찬 이탈 후 치른 14경기에서 블론세이브만 6개를 범하며 뒷문 불안에 시달렸다.
손주영은 이미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검증된 자원이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복귀가 늦어졌으나, 지난 9일 한화전에서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의 압도적인 구위와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마무리 낙점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선발 투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야구계 통념상 팬들의 반발도 거셌다. 이날 잠실구장 앞 트럭 시위 전광판에는 "미래를 담보로 한 10승 좌완 선발의 마무리행, 우리가 원하는 건 한 해의 우승만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리그 최고 수준의 트레이닝 파트와 함께 철저한 사전 검토를 마쳤기에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부상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모두 손주영을 향후 국내 1~3선발로 키워야 한다는 점을 팬들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선발 육성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언했다.
손주영. 연합뉴스그럼에도 손주영을 마무리로 돌린 이유는 팀의 당면 과제인 'KBO리그 2연패 도전'을 위해서다. 염 감독은 "KBO리그는 어느 리그보다 세이브의 비중이 크다. 역대 왕조를 이룬 팀이나 최근 20년간 페넌트레이스 1위 팀들을 보면 예외 없이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도 "현재 손주영은 30구 내외의 마무리 빌드업이 잘 돼 있다"며 "마무리로 경기 감각을 다져놓으면 향후 선발 복귀 시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을 덧붙였다.
염 감독은 "이번 결정은 단장, 감독, 프런트, 코칭스태프가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내린 플랜 B"라며 "지난 3년간 위기를 극복하며 두 번의 우승을 일궈낸 만큼, 구단을 믿고 조금만 더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부진한 박동원, 홍창기, 신민재, 오지환 등을 언급하며 "선수들은 쉬는 날도 반납하며 죽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잘못이니 비난은 감독인 나에게 해주시고, 선수들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LG는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를 허리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성동현을 등록했다. 염 감독은 "웰스는 한 텀 쉬어간다"며 "오는 16일 선발은 이정용과 김윤식을 묶어서 내보낼 예정이며, 누가 먼저 나설지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지켜보는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