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가 압수한 대마의 모습. 합수본 제공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범정부 총력 대응에 나선 결과, 마약류 사범을 2만 3천여 명 검거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대마를 압수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관계부처는 지난 1년 동안 마약류 범죄에 대응한 주요 성과를 1일 발표했다.
그간 정부는 국제우편 마약 차단 '2차 저지선' 운영 등 공급망 차단 장벽을 높이고 치료와 재활 인프라를 보강하며 전방위로 총력 대응해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 부처가 합동 특별단속을 벌인 끝에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 3403명을 검거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 마약사범을 5386명 검거하고 국경 단계 마약류 3233kg을 적발해 역대 같은 기간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별로 보면, 대검은 마약류 범죄를 총망라해 집중 단속하면서, 해외 주요 마약 발송국에 수사관을 파견해 현지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검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직접 수사를 통해 마약류 사범 총 765명을 입건해 이 중 217명을 구속하고 1042kg의 마약류를 압수했으며, 해외 도피 마약류 사범 총 7명을 강제 송환했다.
경찰청의 경우 '온라인 마약수사 전담팀'을 운영해 지난 10개월간 온라인 마약사범 5386명을 검거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경찰은 청년층으로 퍼지는 마약류를 뿌리뽑기 위해 △해외 유입 신종마약 △클럽 등 유흥가 일대 △의료용 마약류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마약류 사범 1만 2774명을 검거했다.
관세청은 지난 10개월간 국경 단계에서 총 1181건, 3233kg의 마약류를 적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307% 증가한 수치다.
해경은 지난 10개월간 수중드론을 이용한 선저 검사를 실시하는 등 내·외국인 해양 종사자 마약류 공급과 유통, 투약 사범 집중 단속을 벌여 총 462건에 129명을 검거하고, 양귀비 29121주와 대마 7242g을 압수했다.
식약처는 지난 10개월간 경찰, 지자체와 합동으로 ADHD 치료제와 프로포폴 오남용 및 사망자, 타인 명의 도용 등 의료기관 86개소를 점검해 44건인 51.2%를 적발했다. 식약처는 후속 조치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명의 도용 의심 등 33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관리 의무 위반 29개소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로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 류영주 기자사법 공조를 통한 해외 마약 사범 송환도 성과를 냈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가 공조한 끝에 필리핀에서 대규모 마약을 유입시키던 핵심 총책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을 국내로 임시 인도 형식으로 송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해당 TF에는 국가정보원, 금융위원회, 검찰청,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외교부, 법무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왕열의 임시 인도를 요청한 이후 해당 당국은 필리핀 측과 협의한 끝에 약 1개월 만에 박왕열을 송환했다.
이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간 수사 공조회의와 자료 공유 등을 통해 국내외 추가 공범을 추적하는 한편, 박왕열이 은닉한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 조치하고 있다.
또 경찰은 박왕열에게 마약을 대량 공급한 해외 공급책 최병민을 태국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검거해 송환했으며,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최병민 조사를 통해 여죄까지 밝혀내는 등 해외 공급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검, 경찰, 해경, 관세청이 모인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출범해 중대 마약 범죄에 대해 합동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수본은 출범 6개월 만에 조직 범죄 집단 8개 세력 등 총 235명을 입건하고 이 중 핵심 인물 109명을 구속했다.
특히 태국발 선박으로 대마 약 636kg을 밀수한 재일교포 야쿠자 출신 밀수 사범 1명을 구속 기소하고 태국에서 대마를 발송한 베트남 마약 판매 조직원 4명을 특정해 추적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한 대마 636kg은 시가 954억 원으로, 약 127만 명이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양이며 대한민국 내에서 유통할 목적으로 수입된 마약류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외에도 식약처는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 1600박스인 앰플 16만 개를 시중에 불법 유통·판매해 온 유통 총책과 의약품 도매상 대표 등 핵심 피의자 총 6명을 검거해 이 중 유통 총책을 구속했다. 식욕억제제 중독 증상을 보이는 환자 24명에게 오남용 처방을 한 의사, 병원 내 프로포폴을 불법 사용하다 사망한 간호조무사와 이를 숨기기 위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의사도 검거했다.
관세청은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 차단을 위해 공·항만에서 1차 검사를 마친 국제우편물이 내륙 우편집중국에 도착하면 다시 X-ray 판독 및 개장 검사를 실시하는 이중 검사 체계를 구축해 운영 60일 만에 3건의 불법 마약류를 적발했다.
이를 위해 우정사업본부와 국제우편 물류망을 재설계해 모든 국제우편물이 5개 거점 우편집중국을 경유하도록 했으며 오는 7월부터는 2개 X-ray 검색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동서울, 부천, 중부권 우편집중국 외에 안양과 부산 우편집중국은 1개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예방과 치료, 재활 분야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식약처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마약 예방 문화를 확산하고 청년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전국 40개 대학교에서 '대학생 마약예방활동단'을 운영하고 있다. 위촉 대학 수는 2024년 10개교에서 지난해 20개교, 올해 40개교로 늘었다. 지난해 캠페인 및 부스를 221건 운영해 4만 5870명이 참여했고, 93건의 강연 에는 1660명이 참여했다.
경찰청은 학교전담 경찰관인 SPO를 활용해 연령과 학교급별 특성에 맞는 범죄예방교육을 3만 6933회 실시해 청소년 마약범죄의 선제적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유선 전화 위주로만 운영해 온 24시간 마약류 핫라인 고민 상담 서비스를 지난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확대했으며 이번 2분기 중 찾아가는 중독재활 교육 상담을 실시한다. 1342용기한걸음센터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화와 문자 상담 실적도 2800여 건에 달한다.
복지부는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치료비 지원 예산을 지난해 7억 2천만 원에서 올해 13억 5천만 원으로 확대했다. 또 전문 치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권역치료보호기관 2개소인 서울 은평병원과 경기 이천소망병원을 추가 지정해 전국 총 11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치료와 재활 전문 인력 약 80명을 올해 신규 양성한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인 회복이음과정을 개발해 마약류 사범 재활 전담교정시설을 기존 4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단약 유지 등 재활 효과 지속을 위해 출소 시까지 별도 수용동에서 원스톱으로 집중 관리하는 중독재활수용동도 기존 2개에서 4개로 확대해 운영한다.
교육부는 학교급별 법정 교육시간인 유치원·초등학교 5시간, 중학교 6시간, 고등학교 7시간 동안 예방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난 3월 교사용 지도서를 개발하고 지난 4월부터 교직원 대상 원격 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제도 개선도 뒤따랐다. SNS와 다크웹 등을 통해 비대면 점조직 형태로 지능화하는 상선 중심의 마약 유통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신분비공개·위장수사 제도를 법제화해 지난 5월 26일 개정 공포했다. 수사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 현장에 접근하는 신분비공개수사와 가상 신분을 활용해 거래에 응하는 신분위장수사의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공급 조직 검거율과 유죄 판결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처방전 환자 투약 이력 확인 대상도 넓힌다. 오남용 우려가 높은 의료용 마약류 3종인 △펜타닐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외에 불면증 단기치료제인 졸피뎀을 오는 6월부터,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오는 8월부터 의사 처방 단계에서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 확인 권고 대상으로 추가한다. 아울러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하고 조제 받으면 국민비서 서비스를 통해 처방 내역을 쉽게 안내받는다. △국민비서 누리집 △카카오톡 △네이버 △토스 △PASS 등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면 명의 도용이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적극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마약대응 성과는 모두 어느 한 부처가 아니라, 관계부처가 협업하여 이루어 낸 것"이라며 "밀반입 경로별 단속 강화, 불법유통 방지제도 개선, 탐지장비 고도화, 치료·재활·예방 내실화 등 아직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강력한 범정부 대응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