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반도체주 랠리에 코스피가 8800선을 넘어선 가운데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실질적인 코스피는 4100~4200선에 불과하다는 증권사 진단이 나왔다. 대형 반도체 쏠림이 완화될 경우 그동안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업종과 코스닥 시장의 개선 여지도 열린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1일 '반도체 거인의 그림자'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4200선으로 추정된다"며 "2025년 이후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의 주가 부진은 올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주가 상승은 닷컴버블만큼 가파르다. 그러나 멈출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제공허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이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해 6월 25%에서 현재 54%까지 확대됐지만, 이익 기준으로 추가 비중 확대가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들로는 코스피 상승률을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시가총액 비중이 늘어난 산업은 IT하드웨어가 유일하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가 쏘아 올린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논란은 사회적인 측면과 더불어 주식시장에서도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제공
제약·바이오와 코스닥 시장이 소외의 중심에 있다. 허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반도체 이외 수출이 좋아질 때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주춤해져야 바이오와 코스닥 시장이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반도체 쏠림 현상이 안정적으로 해소될 조짐이 별로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PER은 8.1배로 매우 낮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은 11배다. 코로나19 이후 평균 10.4배를 감안하면, 반도체 대비 저평가 매력이 높지 않아 반도체 외 업종으로 순환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6월 증시가 각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등으로 인해 5월보다는 다소 차분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금리 상승 또는 긴축에도 반도체·소재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잘 견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유진투자증권의 보고서를 분석한 언론보도를 공유해 "'축구 실력 빼면 손흥민도 보통 사람?' 이러는 사람 없다"라며 "오히려 '반도체 빼고도 한국 증시 무려 4100'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반도체가 우리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데, 왜 반도체를 빼고 종합주가지수를 계산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