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 상가의 웨딩홀에 마련된 '구로5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여기가 투표장 맞아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 상가 입구. '구로5동 제1투표소'란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일반적인 투표소와는 사뭇 다른 풍경에 길을 헤매는 유권자들이 종종 보였다.
투표소 안내 표시를 따라 상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등장한 건 웨딩홀. 천장엔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였고, 평소 신랑·신부를 비추는 은은한 조명 아래 투표소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중장년층 10명 정도가 줄을 선 건 축의금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투표를 위해서였다. 이들 바로 옆으론 풍성한 꽃 장식이 달려 있어 유권자들은 대기하면서 꽃을 구경하기도 했다.
상가와 연결된 아파트에 거주하며 수년째 이곳에서 투표한다는 김윤금씨(77)는 "처음엔 신기하긴 했지만 지금은 익숙하다"면서 "바로 연결된 아파트에 살아서 매우 편하다"고 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훈련장에 마련된 '청구동 제1투표소'. 기표소 바로 옆에 훈련 장비들이 놓여있다. 이원석 기자같은 시각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청구동 제1투표소' 안내를 따라가자 학교 뒤편 야구부훈련장이 나타났다. 건물로 들어가자 잔디를 연상시키는 초록색 폭신한 바닥 위에 여러개의 기표소가 놓여 있었다.
기표소 바로 옆으론 투수가 훈련하는 과녁이 붙어있고, 천장엔 공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그물망이 달려 있었다. 또 한쪽 구석엔 야구부가 평소 사용하는 야구 글러브와 야구공 등 훈련 장비들도 놓여있었다.
얼마전 이사와 처음 이곳에서 투표한다는 윤모씨(38)는 "처음 여기서 투표하는데 찾기가 좀 어려웠지만 재밌었다"고 첫 이색 투표 소감을 말했다.
색다른 풍경 속에서도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의 마음은 진지했다. 청구동에서 투표한 신복희(73)씨는 "내가 투표를 해야 일 잘하는 사람들이 선출돼서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투표장에 나왔다"며 "누가 뽑히든 진실되게 일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투표소를 떠나는 유권자. 이원석 기자
'내란 청산'을 위해 한 표를 보탰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구로5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김미환(59)씨는 "정부에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내란 청산이 좀 확실하게 되고 서울시장 같은 경우 기존 체제를 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김윤금씨는 "한쪽이 너무 강하고 한쪽이 약하면 일방적으로 가니까 좀 공평하게 나라를 잘 다스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며 한 표를 신중하게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서울에선 총 2266곳의 투표소에서 본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의 투표율은 15%로 집계됐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전국에서 투표방해, 소란 14건, 교통불편 3건 등 선거와 관련 신고 8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