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보수의 요새를 함락하지 못하고 결국 낙선했다. 대구에서만 4번째 낙선이다. 낙선 요인으로는 '민주당 견제 심리'와 '박근혜 효과' 등이 꼽힌다.
출마부터 일관되게 주장한 '여당 프리미엄'·'국힘 회초리'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대구시장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곽재화 기자 "저는 싸움꾼이 아닙니다. 일꾼입니다."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만들어집니다."김부겸 후보는 지난 3월 출마 기자회견 당시부터 일관되게 '여당 프리미엄론', '국힘 회초리론'이라는 2가지 카드를 강조했다.
여당 프리미엄론은 '국무총리 출신 여당 시장'·'사상 최초 민주당 출신 대구시장'의 상징성을 지렛대 삼아 대구 발전의 마중물로 쓸 예산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군위를 방문하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의 TK신공항 예산 1조 원 지원을 약속했다.
국힘 회초리론은 장동혁 지도 체제에 대한 '실망감'을 역이용하는 전략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배출하면 국민의힘을 쇄신할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두 전략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스윙보터인 중도층의 표심을 흔들어, 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바깥으로 앞서기도 했다.
'민주당 제어론' 늦게 꺼내…민주당 견제 심리·박근혜 등판에 무너져
연합뉴스그러나 앞서 달리던 김 후보는 '민주당 견제 심리'와 '박근혜 지원 유세'에 발목이 붙잡혔다.
정치 논쟁과 거리를 두던 김 후보는 뒤늦게 '민주당 견제론'을 꺼내들었지만 보수 결집을 막지 못했다.
도화선은 지난달 초,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이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셀프 사면 법안을 추진한다며 거센 반론이 제기되자 대구 보수 표심이 꿈틀거렸다.
정부와 여당은 이어진 스타벅스 논란에도 정부 차원에서 불매하겠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갔고, 보수 유권자들의 민주당 견제 심리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여론조사의 추세가 역전됐다.
결정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9년 만에 선거판에 돌아오며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여론조사 우세 추세가 자리를 잡았다.
김 후보는 정책 선거를 주장하며 추 후보의 '정치 공세'에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원로인 자신이 여당을 제어할 수 있다며 '민주당 제어론'을 뒤늦게 꺼냈지만 추세 전환은 역부족이었다.
'높은 투표율'과 '돌아선 수성구 민심'이 결정타
지난 29일 대구 수성구 고산3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 곽재화 기자투표 당일에는 '높은 투표율'·'수성구 민심'이 김 후보 낙선의 결정타였다.
이번 지선 대구 지역의 투표율은 64.2%로 지난 지선 투표율에 비해 21%p 높아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김부겸 후보의 인물론과 추경호 후보의 보수 결집론이 양측을 결집시키면서 투표율이 크게 올라갔다.
그러나 '보수의 심장'인 대구인 만큼 결국 보수 결집도가 김부겸 결집도를 이기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샤이 보수'가 '샤이 부겸'을 이겼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부겸이 3차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며 김부겸에게 우호적으로 알려진 수성구에서 추경호 후보에게 뒤쳐지면서 패색이 완연해졌다.
김부겸 캠프에서는 개표 초반이 지나고 김부겸 후보의 우세가 주춤하자, 상대적으로 개표율이 낮았던 수성구 개표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수성구 본투표함 개표가 이어지면서 추 후보가 지속적으로 앞서 나갔고, 최종적으로 추경호 후보가 51.77%, 김부겸 후보가 47.22%를 득표하면서 낙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