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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부터 살려주소" 영덕군민, 신규 원전 유치에 목숨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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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찬성 86.18%…지역 주민들 "원전 유치가 지역을 살린다"
영덕군, 신규 원전 유치 총력 대응…"인구소멸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대안"
6월30일 신규원전 부지 발표…'주민 수용성' 등 종합 평가

영덕읍 석리 산불 피해 현장. 영덕군 제공영덕읍 석리 산불 피해 현장. 영덕군 제공
"목숨만 부지하면 뭐하나요? 먹고 살 삶의 터전이 없는데…"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마을 이미상 이장의 하소연에는 화마가 쓸고 간 뒤 남은 시커멓고 허연 잿더미처럼 무기력하고 희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월, 의성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안동과 청송을 거쳐 경북 동해안까지 번지며 영덕군은 유례없는 재난을 겪었다. 축산면과 지품면, 영덕읍 일대가 직격탄을 맞아 1천300여 동의 주택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됐고 3천300여 세대가 크고 작은 재산피해를 입었다.
   
전국 최대 송이산지인 지품면의 송림은 전소되었고 산림·어업·관광 기반이 모두 타격을 받아 지역경제 전체가 뿌리째 뽑혔다. 
   
영덕군 곳곳에 내걸린 원전유치 현수막. 박정노 기자영덕군 곳곳에 내걸린 원전유치 현수막. 박정노 기자
유령 도시처럼 보였던 곳곳에는 이제 '산불로 잃은 고향, 원전 건설이 답', '원전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현수막이 목숨 줄처럼 내걸려 있다.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추진됐다가 무산됐던 경북 영덕군 석리마을 뿐만 아니라, 영덕군 전체 어느 곳에서든 이러한 현수막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영덕군이 석리를 포함해 과거 천지원전 건설이 예정됐던 324만㎡부지에 다시 원전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구소멸 지역인데다 재정자립도는 10%도 안되는 상황에서 대형 산불로 지역 곳곳이 큰 피해를 입은 절체절명의 상황. 하지만,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주민 86.18%가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분위기는 고무돼 있다.
   
영덕청년연합회가 영덕군청 앞에서 원전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영덕청년연합회 제공영덕청년연합회가 영덕군청 앞에서 원전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영덕청년연합회 제공
주민들은 무너진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원전 유치를 통한 지원금 확보와 인구 유입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A씨는(70대) "2016년 12월 원전 부지 66만㎡에 대한 토지 보상이 진행되다 갑자기 천지원전 건설 계획이 중단됐고 백지화됐다"며 "이번엔 주민들의 열망을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의 경우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대형 국책사업들이 잇따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규 일감이 사실상 끊겼고, 장비 업체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역 중장비 업계 관계자 B씨는(60대)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 물량 감소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장비를 처분하고 사업을 접고 싶은 심정이지만 오는 6월 30일 발표 예정인 신규원전 유치 결과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영덕청년연합회가 영덕군청 앞에서 원전유치 집회를 갖고 있다. 영덕청년연합회 제공영덕청년연합회가 영덕군청 앞에서 원전유치 집회를 갖고 있다. 영덕청년연합회 제공
이광성 영덕 수소&원전추진연합회 위원장은 "지역소멸과 지역경제 침체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백지화됐던 신규 원전 재유치하는 것"이라며 "과거 천지원전 유치 당시 반대 의사를 보였던 군민 중 상당수도 이젠 원전이 들어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 영덕읍 노물리 이장도 "과거 정부가 탈원전으로 무산시켜 주민들이 실의에 빠졌는데 이번 산불로 마을이 잿더미가 됐으니 이제 원전이 우리 생명줄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영덕청년연합회는 정부를 향해 "영덕이 국가에너지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결단한다면, 정부도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영덕의 젊은 세대가 '여기서도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덕군도 신규 원전 유치에 관한 주민 수용성 평가가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에 들어갔다.
   
'원전 유치'를 호소하고 있는 김광열 영덕군수. 영덕군 제공'원전 유치'를 호소하고 있는 김광열 영덕군수. 영덕군 제공
영덕군은 지난 4일 '신규 원전 유치 추진 현안업무 회의'를 열어 각종 SNS와 홍보수단을 총 동원해 원전 유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알리는데 행정력을 총집중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지는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군은 부지 여건, 주민 수용성, 행정 지원 체계, 산업 연계 전략 등 종합계획을 제시했다.
   
군은 주민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데다, 과거 원전 유치 경험으로 타당성 조사와 환경·안전성 검토가 상당 부분 이뤄져 신속한 착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 축산면 경정리 일원(324만㎡)은 원전 건설은 물론 확장까지 가능한 충분한 면적으로 갖추고 있다.
   
김광열 영덕군수가 향후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김광열 영덕군수가 향후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김광열 영덕군수는 "주민 수용성 평가는 신규 원전 부지 선정에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원전에 대한 정확하고 검증된 정보를 알려 유치 경쟁에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원전유치 주민 찬성 86.18%는 단순 숫자가 아니라, 영덕이 더 이상 소멸의 길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군민의 결단이며 지역 위기를 스스로 돌파하겠단 군민의 의지다."고 강조했다.
   
영덕군은 신규 원전 유치 TF를 시작으로 전담 조직을 꾸려 인·허가, 주민 소통, 산업 연계를 아우르는 대응에 나설 계획으로 경북도와 정책 기획 등을 연계해 공동 대응 방안도 추진한다.
   
지역 전문건설협회가 내 건 현수막. 영덕군 제공지역 전문건설협회가 내 건 현수막. 영덕군 제공
조주홍 영덕군수 당선인과 김성호 군의장은 "소상공인과 농어업인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지역경제를 회복하고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신규원전 유치는 반드시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앞서 영덕군은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에 신규 원전 후보 부지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영덕지역 주민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구호인 "사람이 먼저다"가 이번에는 반드시 실현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영덕군 제공영덕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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