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수천 명이 모여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송선교 기자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 앞 집회 규모가 7일 오후에 접어들면서 다시 커지고 있다. '부정선거'나 '윤어게인' 등 주장이 사라지고 '재선거 요구'에 목소리가 모아지면서, 정치적 언행을 하는 사람들을 제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20~30대 청년을 주축으로 모인 집회 참가자 수천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른 오전에는 수십 명대에 불과했던 집회 참가자 수는 오후에 접어들더니 수백 명대로 늘었고, 현재는 수천 명 규모로까지 커졌다.
참가자들은 경기장 1-3 출입구 앞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집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옮겨진 지난 5일 오전 10시쯤부터 투표함 반출을 막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람들은 1-3 출입구를 중심으로 통행을 막으며 다른 출입구들에도 조금씩 모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자원해 양쪽으로 손을 잡고 벌려 인간 띠를 만들고 통행로를 확보하고 있다. 송선교 기자인파가 많아지자 이날 오전까지 의자나 돗자리를 펴고 쉬던 사람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비교적 좁은 주차장 출입구로 많은 인파가 드나들며 병목 현상도 생기고 있다. 이에 일부 참가자들이 자원해 양쪽으로 손을 잡고 벌려 인간 띠를 만들어 통행로를 확보하고 있다. 주차장 입구 앞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자원봉사자 모집합니다"라고 소리쳤다.
간식 등을 배급하는 움직임도 아직 활발하다. 다만 오전에는 과자와 음료 등 나눠주는 품목이 다양했지만, 현재는 모두 소진돼 물을 위주로 나눔을 하는 모습이다. 일부 테이블에서는 손으로 직접 그린 태극기에 '재선거' 글씨를 적어 피켓을 나눠주고 있다.
투표함이 옮겨졌던 지난 5일 과열됐던 집회 분위기는 이날 많이 사그라든 모양새다. 지난 5일 시위 참가자들은 건물 출입자나 취재진의 신분증·소지품 확인을 강요하고, 경찰을 향해 욕설과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기자를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반면 이날은 경찰들이 교대할 때마다 박수를 치며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곳곳에 ''재선거'만 외쳐 달라'는 등 내용이 적힌 대자보가 붙어 있다. 송선교 기자"부정선거"·"윤어게인"·"짱X, 북괴" 등을 외치던 사람들도 사라졌다. 참가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사람은 주기적으로 "정파성과 상관없이 국민의 민주주의를 위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달라"며 "구호는 '재선거'만 외치고, 다른 나라 국기 대신 태극기만 흔들어 달라"고 말하고 있다. 또 '재선거 외 정치 구호 금지', '평화를 지켜달라' 등 쓰인 대자보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집회 양상이 달라지면서 지난 5일까지 환영받던 언행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미국 국기를 들고나온 한 사람을 둘러싸고 "집회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며 "미국 국기를 치워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기를 든 참가자는 불만을 드러냈다. 또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손팻말을 든 사람을 보면서 "저런 거 하지 말라니까"라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참가자끼리 크게 충돌하거나 싸우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인파가 많아진 뒤 교통정리를 위해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주차장 입구에서는 오전까지 참가자들이 자원해서 형광 조끼를 입고 교통을 정리했지만, 현재는 경찰 몇 명이 통제하며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투표함이 빠져나오는 것은 여전히 경계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한 참가자가 "1-2 출입구에서 선관위 직원이 탈출한다는 첩보가 있다"고 외치자 사람들이 해당 출입구 앞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편 내부에 고립돼 있던 선관위 관계자들은 이미 개표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