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 상승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코스피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 5% 넘게 급등하며 8500선을 회복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 우려가 동시에 해소되면서 외국인까지 돌아와 지수를 밀어 올렸다.
종전 합의 소식에 급등… 또 매수 사이드카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0% 오른 8545.9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95% 오른 8526.12로 출발해 장중 5.91% 상승한 8603.48까지 치솟았다.
장이 시작하자마자 매수세가 한꺼번에 유입되며 또 한 번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2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발동으로,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는 매수 14회, 매도 12회 등 총 26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시를 끌어올린 건 단연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국 간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료 없이 개방되고 미군의 봉쇄 조치도 해제되며, 공식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란 측이 제시한 합의 초안 핵심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업 선박 통항 재개,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해제, 신규 제재 중단 및 일정 기간 원유 제재 유예, 이란의 핵무기 비보유 및 추가 농축·시설 확장 동결 등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WTI)는 5% 가까이 급락해 80달러 선으로 내려갔고,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4.03%, 4.43%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동 긴장과 고유가, 물가 상승 우려가 동시에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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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4.50% 오른 33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한때 6.82% 급등한 34만4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전장 대비 6.42% 오른 228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에는 232만2천원까지 올라 '230만닉스'를 회복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 종전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된 가운데 반도체 업종이 투자심리 고조되며 강세를 보였다"며 "전력기기 업종도 강세였다. AI 데이터센터향 전력 수요 기대감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장중 7천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과 이번 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선 투자자들로 인해 마감 시에는 다시 7천조원대를 하회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장 마감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 시가총액은 6992조8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관심, 중동 문제에서 美 통화정책으로 이동 전망
연합뉴스시장의 관심은 이제 중동 문제에서 미국 통화정책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18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될 6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큰 만큼, 연준 위원들이 제시할 향후 금리 전망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예상보다 강하게 제시되면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며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8일 새벽 발표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5월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 모두 표면적인 수치는 예상보다 높았지만,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에너지 가격을 빼고 보면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조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FOMC에서 3월보다 다소 매파적인 금리 전망(점도표)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금리 인상을 시사할 정도의 강한 매파적 신호가 아니라면 시장은 이를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여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수급의 지속 여부도 관건이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코스피에서 2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데 이어 이날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5월 6일 이후 지속적으로 순매도를 이어왔으나, 전 거래일 2조 넘게 순매수를 한 데 이어 이날도 1조11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정세 안정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원화 가치도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