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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에 한숨 돌린 韓기업들…호재 뒤 숨은 복병 '트럼프의 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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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프라 재건에 반도체 '특수'
운송비 절감·중고차 확대로 車업계도 실적 개선 기대감
'JCPOA 일방 파기' 트럼프 복병 상존
호르무즈 해협 불완전 개방도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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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완화와 전후 복구 재원 마련을 골자로 한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가 공개되면서 산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산업계는 중동 지역의 AI·서버 인프라 및 신차 수요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공급망 정상화로 부품 및 원자재 단가 부담이 낮아진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사 직전이던 석유화학 업계와 정유 업계도 마진 정상화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변덕으로 중동 정세는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이용료도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곧바로 '종전 특수'가 현실화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 재개방에 너도나도 일단 '방긋'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면서 원자재와 부품 수급 병목 현상이 조금씩 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중동 지역의 정보통신 인프라 재건 시장이다. 오랜 제재와 분쟁으로 낙후된 통신망을 현대화하기 위해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와 광케이블,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가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는 중동 지역의 IT·인프라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에서의 AI 수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중동으로 가는 수출 길이 다시 넓어지며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중동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으로 운송 비용 부담이 줄고, 중고차 수출도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쟁 기간 올랐던 조달 비용과 부품 비용이 정상화되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또 중고차 수출 기지로서 중동이 되살아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석유화학 및 정유 업계 역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유가 하락으로 기존에 확보한 원유와 나프타의 재고 가치가 하락해 단기적인 재고평가손실 및 분기 적자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정제 마진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업황 부진을 겪으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던 국내 석화 업계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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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기회의 땅'이지만…투자금 묶일 우려도

종전에 따른 호재는 맞지만, 일각에서는 양해각서가 워낙 불완전한 형태인 데다 '뒤처리 기금'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은 만큼 국내 기업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아시아, 중동 지역 기업들이 1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등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기업들에 이란 재건 사업 참여를 명분으로 대규모 자금 기여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오바마 정부 시절의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도 대(對)이란 제재를 재개하고 전쟁을 개시하면 국내 기업들의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동시에 60일 동안의 '무상 통항'이 끝난 뒤 상황도 밝지 않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요금으로 선박 한 대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달하는 '서비스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싣는 전체 화물 가치의 1~2%에 달하는 규모로, 업계에서는 이같은 요금 체계가 굳어질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달러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아프리카 희망봉 등 우회로를 이용하는 쪽이 더 저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당장 기뢰 제거에만 한 달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 기간 안에 국내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또 개방되더라도 준전시 상태나 다름 없기 때문에 선박 보험료는 전쟁 이전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투자 참여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선박) 보험료도 (전쟁 기간 동안) 0.5%~3%p까지 늘어났는데 기뢰가 완전히 제거되는 등 안전성이 보장돼야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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