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미군 시누크 헬기가 부교를 공중 수송하고 있다. 연합뉴스중국이 서해를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하며 군사 활동을 증대한 것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정현욱 연구위원은 지난 16일 발표한 INSS 전략보고 '중국 황해전략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과거 중국은 서해를 군사전략보다는 어업 관리 차원에서 접근했다. 서해는 도서 영유권 분쟁의 직접성이 낮고, 대규모 에너지 자원이 확인되지 않아 자원 개발을 둘러싼 경쟁과 충돌 요인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과의 직접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해에서 비교적 신중하고 관리 지향적인 접근을 유지해 온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과 이후 한미연합훈련은 중국이 서해의 지정학적 가치를 재정의하고 전략적 의미 변화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2010년 7월과 11월 동해와 서해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에서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서해를 더 이상 단순한 방어 완충지대가 아니라, 미국 해군이 언제든 진입하는 미·중 전략적 경쟁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당시 중국은 서해에서의 미국 항모 활동에 강하게 반발했고, 이 해역을 반접근·지역거부전략(A2/AD)의 핵심 작전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표출했으며, 2017년까지 진행된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은 중국의 우려를 한층 더 강화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중국 구조물. 연합뉴스중국은 이후 서해에서 군사능력 증강과 대규모 정규군 훈련 확대를 통해 해양 통제 능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례로 서해에서의 중국 군함의 활동은 2015년 약 96회에서 2019년 290회, 2023년 360회로 급증했다.
이로써 서해는 남북 대치를 넘어 미·중 간 해양패권과 한·중 간 관할권 주장이 복합적으로 충돌하는 전략적 경쟁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현재 중국은 서해를 중장기적으로 내해화해 해양 팽창과 해양 패권 확보를 위한 관문으로 활용하는 '황해전략' 하에 회색지대 전술을 포함한 복합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과제로 한·중 해양경계 획정 협상의 지속적 추진과 해상법 집행력 강화, 주변국·유사 입장국과의 해양안보 협력 확대 등의 노력을 주문했다.
아울러 서해는 우리에게 북한 군사위협 대응, 수도권 방어, 해상교통로 보호가 연계된 국가안보의 핵심 해역이라는 중요성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