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천년의 축제인 '2026 강릉단오제'가 지난 22일 8일간의 뜨거운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특히 올해 강릉단오제는 지난 주말 동안 우천과 강풍이라는 악천후 속에서도 누적 관광객 110만 명(주최 측 추산)을 넘어서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전통 축제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는 평가다.
올해 강릉단오제는 외형적인 화려함에 치중하기보다 강릉단오제만이 가진 본연의 강점인 '치유와 회복'이라는 가치에 집중했다. '풀리니, 단오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축제장 곳곳에 이러한 주제 의식을 깊이 있게 녹여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단오의 정신과 주제를 오감으로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주제관'에는 8일간 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통 단오의 짙은 정취와 멋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단오 체험촌'에도 7만여 명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등 축제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창포물 대전'과 '추억의 단오' 대박
창포물대전.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천년의 전통을 고수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콘텐츠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첫 선을 보인 '창포물 대전'은 전통 창포물 감기 풍습을 현대적인 단체 물놀이 형태로 재해석해 일명 '단오 워터빔'이라 불리며 축제 기간 내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비록 주말 동안 이어진 호우 관계로 인해 기존 신청자 400여 명 중 100여 명의 참가자만으로 축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향후 강릉단오제를 이끌어갈 신개념 킬러 콘텐츠로서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와 함께 올해 축제 공간을 대폭 확대한 '추억의 단오' 현장 역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남녀노소 누구나 장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 구성과 세대를 아우르는 레트로한 감성 연출이 시너지를 내며, 축제장 내에서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최고의 '핫스팟'으로 급부상했다.
홍보 영상 92만 뷰 대박… 세계가 주목한 글로벌 축제 위상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올해는 유독 국내·외의 외연 확장과 관심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별도의 광고비 집행 없이 순수 조회 수 92만 회를 돌파한 강릉단오제 홍보 영상은 그야말로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외국어 홈페이지 리뉴얼, 찾아가는 홍보, 전국 단위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해져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벨기에, 헝가리, 미국, 이집트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가득 메웠다.
이러한 열기를 입증하듯 외교부(코리아즈), 아리랑TV, KBS WORLD 등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주요 외신 채널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더불어 중국(형주시, 가흥시), 일본, 몽골, 필리핀, 태국 등 5개국 해외 예술단이 선보인 다채로운 무대는 글로벌 축제로서 강릉단오제의 위상을 한층 더 확고히 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주말을 엄습한 강풍과 폭우는 큰 고비였다. 하지만 강릉단오제위원회와 강릉단오제보존회, 강릉시, 그리고 유관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조체계와 발 빠른 대처체계가 빛을 발했다. 철저한 사전 대비와 신속한 현장 복구 작업을 통해 단 한 건의 큰 안전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축제를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현대 기술 가미, '스마트 단오'로의 진화
추억의 단오.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웹 기술과 첨단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스마트한 축제 운영도 인상적이었다. 무인계수기 설치를 통한 실시간 인파 집계 및 모니터링으로 밀집도를 관리했으며, 관광객들에게는 실시간 위치정보와 QR코드를 통한 공연·프로그램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강릉단오제 모바일 게임'은 젊은 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축제의 전통성(정신)은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았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 노력도 돋보였다. 관내 71개 상점을 '단오 웰컴숍'으로 지정해 축제 기간 맞춤형 이벤트와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연계한 '웰컴 스탬프 랠리'를 진행해 관광객들을 자연스럽게 지역 골목상권으로 유입시켰다. 또한 강릉의 대표 문화 콘텐츠인 '강릉 커피전'을 축제장 내에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소상공인과 사회적 기업을 위한 전용 공간을 배려하는 등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축제의 모범 사례를 남겼다.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기상 악화라는 큰 어려움 속에서도 축제가 안전하고 완벽하게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110만 관람객의 뜨거운 성원과 성숙한 시민 의식 덕분"이라며 "이번 축제가 일상에 지친 모든 분에게 따뜻한 치유와 풀림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단오제 불꽃놀이. 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