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 2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었던 미 연방대법원이 여름 휴회를 앞두고 출생시민권 금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조치들에 대한 결론을 곧 내놓는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이 여름 휴회를 앞두고 다음주까지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등 중요 사건 10여건에 대한 판결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보통 연방대법원은 6월 말~7월 초에 해당 연도의 주요 판결을 모두 내린 뒤 여름 휴회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공을 들여 추진한 일련의 조치들에 대한 연방대법원이 판단이 다음주에 잇따라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가 부당하다"며 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소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례적으로 연방대법원의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사건의 변론을 방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당시 연방대법원에 출석한 것은 지난 2월 상호관세 소송 패소 이후 이번에도 질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우회적으로 연방대법원을 압박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소송 때도 연방대법원 변론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막판에 철회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첫날 미국에 불법·일시 체류중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 증명서 발급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수정헌법 제14조의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모든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오랫동안 확립된 견해에 정면도전하는 것이란 의견이 많다.
현재 대법원이 보수 대법관 6명, 진보 대법관 3명으로 보수 우위지만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거래위원회(FTC)나 연방통신위원회(FCC) 같은 독립기관의 수장을 정책적 입장차를 이유로 물러나게 할 수 있는지도 곧 결론이 나온다.
독립기관의 수장은 비위행위 같은 분명한 귀책 사유가 없으면 대통령이 마음대로 해임할 수 없게 돼 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이 사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권력 남용 사례로 거론되는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이 적절했는지도 곧 결론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쿡 이사가 사기를 저질렀다는 글을 올린 지 5일 만에 해임을 통보했는데, 이는 바이든 정부가 임명한 연준 이사를 내치고 새롭게 연준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개편하려는 시도로 여겨졌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쿡 이사 해임건에 대한 구두변론을 진행했는데, 미국 언론들은 "대법관들이 쿡 이사 해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연방대법원이 리사 쿡 해임건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이란 전쟁의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연방대법원은 아이티·시리아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보호지위'(TPS) 부여 종료에 대해 법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인 35만명과 시리아인 6천여명 등이 추방될 가능성이 생겼다. TPS 대상 이민자는 총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하려는 이들을 멕시코 국경지역에서 되돌려보낼 수 있다는 연방대법원 판결도 이날 나왔는데, 이는 미국 땅을 밟아야만 망명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