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이 계속되는 가운데, '포스트 장동혁' 체제를 바라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즉각 퇴진'에는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아직은 질서 있는 퇴진에 무게가 더 실린다는 분석이다. '명청대전'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맞물려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고, 지방선거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그런데
당 일각에서는 또 다른 이유를 꼽는다.
2020년 국민의힘으로 간판을 바꾼 이래, 정상적으로 임기(2년)를 마친 당 대표가 전무했다는 '잔혹사'가 당 구성원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시각이다. '국힘' 간판 단 이래, 임기 완수 당대표 '0명'
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장 대표 지지 여부와 별개로, 장 대표 리더십에 흠집이 많이 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다만,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하나로 규합되지 않는 데엔 선출직인 당 대표를 과격하게 끌어내린 과거에 대한 상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구도 재편을 위한 대표 교체가 잇따랐던 과거를 대입하면 '장동혁 퇴진론'이 100% 순수하게 당 쇄신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지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친윤계가 주도적으로 △이준석(現 개혁신당) △김기현(국민의힘) △한동훈 의원(무소속)을 대표직에서 축출한 전례를 연상시키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1년 2개월 만에 당을 떠났고, 김 의원은 9개월 만에 사퇴했으며, 한 의원은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관계자는 2023년 초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 하에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한 '연판장'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즉, 잦은 지도부 교체가 바람직한 '책임정치'의 소산이기보다는,
당 주류가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파워 게임'의 결론에 가까웠다는 인식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란을 키우는 게 당 이미지 제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들도 (원내에)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비상대책위원회만 무려 7번을 거친 임시 체제에 대한 내부적 피로감도 크다는 전언이다.
당 트라우마에…구심점도 없어 장동혁 사퇴론 동력↓
연합뉴스물론 이전에도 지금처럼 선거 성적에 따른 책임론이 사퇴 압박 근거가 되기는 했다.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의원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준석 의원은 오히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개 중 12개를 얻은 압승을 거두고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사실상 쫓겨났다. 불법계엄 직후 탄핵 찬성으로 물러나게 된 한동훈 의원까지 놓고 보면, 결국 모두 윤 전 대통령과의 불화가 사퇴 계기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으로, 지금은
퇴진론의 구심점이 되는 '미래 권력'이 뚜렷하지 않기에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장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분출하고 있지만 응집력 있는 '당론'으로 확산되진 못하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데드 크로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당권파의 자신감에 한몫하고 있다.
대안과 미래의 이성권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뢰를 잃은 리더십으로는 미래를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당의 미래를 위해 장 대표가 스스로 사퇴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지만, 조광한 최고위원은 이내 "오늘도 외계어를 쏟아내며 당 대표 흔들기에 여념이 없다"고 반격했다.
다만 당내 소장파 관계자는
"당 대표 임기는 헌법으로 보장돼 있는 것이 아니다. 당을 잘 꾸리라고 뽑아준 것이지, 임기 완수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며 "장 대표와 전 대표들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