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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해결한다며 '윗집 부부'에게 다가간 70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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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4년 만의 장편 '윗집 부부'
리처드 제니스 '페르난두 페소아 평전'

클레이하우스 제공클레이하우스 제공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황보름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 '윗집 부부'를 펴냈다.

소설은 은퇴한 70대 노인 오경직이 대한민국의 극심한 저출생 문제를 접하고 윗집의 젊은 부부에게 다가가면서 시작된다.

경직은 젊은 세대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불안정한 노동, 서울살이의 고단함을 겪은 윗집 부부 봄과 가을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바꿔간다.

회사를 나온 봄과 가을은 소도시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해 작은 백반집을 연다. 두 사람에게 삶은 턱걸이하거나 철봉에 매달리듯 간신히 버텨온 시간이었다.

경직은 이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려 하지만, 매일 생계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그 말을 쉽게 꺼낼 수 없게 된다. 완벽한 타인이었던 아랫집 노인과 윗집 부부는 짧은 인사와 일상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저출생을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청년 세대를 압박하는 노동환경과 주거 불안, 세대 간 단절을 함께 들여다보며 거대한 사회 문제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보여준다.

전작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이 느슨하게 이어지는 과정을 그렸던 황보름은 이번에도 관계가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에 주목한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민음사 제공 민음사 제공 
포르투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삶과 문학세계를 집대성한 '페르난두 페소아 평전'은 페소아 연구와 영어 번역의 권위자인 리처드 제니스가 쓴 책으로, 김한민·김솔하가 우리말로 옮겼다. 번역본 분량은 1400쪽이 넘는다.

페소아는 생전에 시집 '메시지' 한 권만 출간했지만 사후 방대한 원고가 발견되면서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미완성 산문을 묶은 '불안의 책'을 비롯한 그의 원고는 2019년 포르투갈 국보로 지정됐다.

평전은 페소아가 평생 리스본을 중심으로 비교적 조용한 삶을 살았음에도 그의 내면과 문학이 어떻게 수많은 인물과 목소리로 확장됐는지를 추적한다.

페소아 문학의 핵심은 70여 개에 이르는 '이명'이다. 이는 이름만 바꿔 쓰는 가명과 달리 각기 다른 생애와 성격, 문체, 철학을 지닌 독립적인 작가적 인격이다.

감각을 중시한 알베르투 카에이루, 고전적 절제를 추구한 리카르두 레이스, 현대적 불안과 충동을 드러낸 알바루 드 캄푸스 등이 대표적이다. 페소아는 이들을 통해 하나의 자아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존재가 되는 문학적 실험을 이어갔다.

책은 그의 시와 산문, 철학적 사유뿐 아니라 이명들 사이의 관계와 작품이 탄생한 과정도 세밀하게 복원한다. 존재와 비존재, 감각과 현실, 변화 속에서 유지되는 인간의 본질 같은 질문들이 그의 문학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도 살핀다.

리처드 제니스 지음 | 김한민·김솔하 옮김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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