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희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정부가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확대 등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생활물가 안정에 나선다. 계란과 돼지고기, 고등어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춰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구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중동전쟁 종전 MOU 체결 이후) 후속 협상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와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동 정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 할인, 에너지 부담 경감, 고유가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 총 투입 규모는 1조 원 이상으로, 소비자 물가 직접 안정과 체감 물가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전기·가스 등 중앙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지방 공공요금은 인상 시기 조정 및 인상 폭 최소화를 유도한다.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지하되 7차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인하하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도 향후 시장 상황을 보며 추가 검토한다.
먹거리 물가 안정 대책은 대폭 확대됐다. 정부는 우선 역대 최초로 농축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규모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3500억 원 규모다. 현재 쌀·양파·계란·돼지·고등어 등 22개 농축수산물을 대상으로 1인 1만 원을 지원하던 것을 품목에 대한 제한없이 7~8월 중 마트별로 할인이 필요한 전품목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할인 지원도 1인 최대 3만 원으로 늘어난다.
할인 지원 대상 마트는 약 4100개로, 대형마트뿐 아니라 지역 중소형 마트도 포함된다. 온라인의 경우 일부 중소 온라인몰과 지자체 운영 플랫폼은 대상이지만, 대형 온라인몰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계란은 전 품목을 대상으로 20% 할인하고, 쌀 할인 지원도 확대된다. 고등어와 마른김 등 가격 급등 품목은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할인 기간을 9월까지 연장한다. 특히 계란 수급 불안 대응을 위해 신선란 수입 물량을 기존 계획 대비 6배 수준인 2억 개까지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재식 축산정책관은 "계란 수입은 지금까지 천만개 완료했고, 2천만개 추진 중인 상황"이라며 "7월 초부터 2억개 물량의 일부가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여름철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압력을 동시에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산물 공급 안정 대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2천톤을 직수입해 소비자에게 저가로 공급하고, 영국·페로제도 등 신규 수입국을 발굴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국내산 고등어 및 갈치·오징어 등도 정부가 직접 수매해 반값 수준으로 공급한다.
이와 함께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이용자에 대한 물류·바우처 지원 비율은 최대 80%까지 확대된다.
에너지 부담 완화 대책으로는 LPG 부탄 판매부과금 한시 면제와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급이 포함됐다. 등유·LPG 사용 취약가구 22만 가구에는 14만 7천 원이 추가 지급되며, 사용 기한은 기존 계획보다 연장돼 2027년 5월까지 확대된다.
서민·취약계층 지원도 강화된다. 소상공인 대상 '희망드림' 대출 규모는 기존 1조 5천억 원에서 3조 원으로 확대된다. 고속도로 통행료 장애인·유공자 감면(50~100%) 대상을 확대하고, 7월 28일부터는 다자녀가구에 주말·공휴일 할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단기 물가 안정 효과뿐 아니라 체감 물가 부담 완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재정 투입에 따른 물가 왜곡 우려에 대해서는 수요 자극이 아니라 서민 부담 완화에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강기룡 차관보는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쪽에 일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완화해 주는 것"이라며 "서민 부담 완화와 직접적으로 소비자 물가를 안정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월별 물가 흐름을 점검하면서 필요시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7~8월 이후에도 추석 물가 안정 대책 등 계절성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강 차관보는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한 3% 정도 평균적으로 전망을 했는데 그거보다는 더 낮은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