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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덮친 폭염·엘니뇨 비상…물가 폭등 우려[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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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 홍종호> CBS 경제연구실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기후로운 경제생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기후경제학자 홍종호입니다. 심상치 않은 6월 더위 속에 올여름 물가 상승이 우려됩니다.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변수는 역시 물가인데요. 세계를 덮친 폭염과 히트플레이션의 영향 자세히 짚어보고요.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님비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동네에 짓는 대신 내 집 외벽에 작게 설치하는 아이디어가 등장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주목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의 흐름 주간 기후 브리핑에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잠시 후 뵙겠습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정책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오늘 세 가지 소식 준비해 봤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은 때이른 폭염에 신음하는 유럽입니다.

◆ 홍종호> 유럽 폭염 상황, 지금 프랑스에서는 여러 명이 사망까지 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 최서윤> 네, 아직 6월밖에 안 됐는데 서유럽 국가들이 정말 때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먼저 영국 소식부터 볼게요. 영국 기상청이 현지 시간으로 이번 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목요일 오후 9시까지 잉글랜드 중부·남부 그리고 웨일스 지역에 적색 기상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기온이 35~3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면서인데요. 이 중에서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6개 지역에는 보건청이 별도로 수요일 새벽 1시부터 목요일 오후 11시까지 적색 건강 경보까지 발령한 상태입니다. 적색 건강 경보라는 것은 노약자와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건강한 사람도 심각한 온열 질환과 위험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홍종호> 청년도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네요.

◇ 최서윤> 이 경보를 발령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해요. 2022년 7월에 기온이 40도를 처음으로 넘었을 때 발령하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 홍종호> 4년 전엔 그래도 7월에 발령한 건데 이번에는 이미 6월에, 영국 시민들께서는 너무 심각하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 최서윤> 네, 경각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지금 경보 발령된 지역 기온이 37도를 넘어설 수 있고 일부 지역은 38도 내지 40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요.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처음 40도 넘었을 때도 경각심이 높아졌는데, 이번에는 심지어 6월에 40도를 넘어서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올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서 사람들 건강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건데요. 체감 습도를 알려주는 이슬점이 22도인데 2022년 때보다 훨씬 높은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의 괴로움은 그때보다 더 클 수 있는 거예요. 런던 교통국에서는 철도와 지하철도 열차 내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속도 제한하고 운행 횟수를 감축하는 정책을 시행할 준비까지 해뒀다고 합니다.

◆ 홍종호> 얼마나 심각하냐 하면, 지난 5월에 런던 부근이 역대 가장 더웠다 했는데 6월에 또 기록을 깨고 있는 거죠. 심지어 다음 주부터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리거든요. 프랑스 오픈 때도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기진맥진했는데 벌써 걱정이 태산입니다.

◇ 최서윤> 사고라도 나지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

◆ 홍종호> 네, 선수들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아주 심각한 상황까지 와 있어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스페인도 지금 심각해요. 40도 넘는 고온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해서 전체 행정 구역의 85%에 건강 위험 경보가 발령된 상태입니다. 기온이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은 데도 있고 일부 지역은 10도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해요.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야외 중계가 얼마 전에 취소됐잖아요. 스페인이 원래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기고 나면 밤새 거리 응원이 계속되는데, 거리 응원 취소는 이례적입니다. 스페인 여름은 또 굉장히 건조한 특징이 있어요. 그런데 중부와 북부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폭풍과 돌풍 예보가 있다고 해요. 건조하고 뜨겁고 돌풍까지 불면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지죠.

◆ 홍종호> 산불로 바로 가죠.

◇ 최서윤> 네, 그래서 굉장히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와 가깝기 때문에 스페인은 폭염이 그렇게 드문 현상은 아니긴 해요. 그런데 스페인 기상청이 주목하는 건 폭염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1975년부터 2000년까지 스페인 본토에서 6월에 폭염이 발생한 건 두 번밖에 안 됐다고 해요. 그런데 2000년 넘어서고 나서 2025년까지 집계해 봤을 때는 폭염 건수가 10건으로 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홍종호> 그런가 하면 프랑스는 폭염으로 금지령까지 내렸다는 말이 있어요.

◇ 최서윤> 네, 그렇습니다. 프랑스에서 자유를 제한하는 건 좀 낯설잖아요. 이번 주 월요일에 일부 지역이 40도를 넘어서고 심지어 43도를 기록한 지역도 나왔어요. 6월인데도요. 프랑스 역시 국토의 절반 이상에 최고 단계인 적색 기상 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에요. 정부가 급기야 파리 음악 축제 같은 지역 행사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일까지 벌어진 겁니다.

◆ 홍종호>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거죠.

◇ 최서윤> 네, 음주가 탈수 현상을 증가시키고 체온 조절 기능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 기피해야 할 행동 중에 하나입니다. 작년에 프랑스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5,700명 정도로 추산이 돼요. 재작년에는 3,700명 정도였는데 이게 계속 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음주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 홍종호> 얼마나 실제 적용이 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정부가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거죠.

◇ 최서윤> 네, 그리고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프랑스 전력공사가 일부 원전이 위치한 강물 수온이 너무 올라 임계값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고 원전 출력을 낮춰야 한다고 발표했어요.

◆ 홍종호> 프랑스는 원전 비중이 워낙 높으니까요.

◇ 최서윤> 네, 폭염이 가뜩이나 심각해서 유럽 전역에 냉방 수요가 치솟을 전망인데 전력량까지 줄면 더위에 지친 시민들한테는 정말 큰 타격이 될 수 있고요. 전기료 오를 가능성도 커서 또 다른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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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윤> 반면에 남반구에 있는 칠레에서는 6월인데 때이른 한파로 노숙인 비상 경보에 해당하는 코드 블루가 발령됐습니다. 통상 7, 8월 평균 최저기온이 영상 3~4도 정도라고 해요. 그런데 지금 6월이면 초겨울이거든요. 영하 4도까지 예보되면서 북반구 폭염과는 완벽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 홍종호> 칠레의 남쪽이 추위에 더 노출되어있는 것 같네요.

◇ 최서윤> 남극과 가까운 데서 그렇죠.

◆ 홍종호> 그런데 유럽도 유럽이지만 한국도 요즘 며칠째 3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잖아요. 7월, 8월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지 우리도 정부 당국에서 미리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홍종호> 다음 주제는 어떤 건가요?

◇ 최서윤> 다음 주제는 온열질환자 급증, 엘니뇨발 인플레 촉각입니다. 아직 유럽만큼의 폭염이 온 건 아닌데, 올여름에도 폭염·폭우를 거치면서 무엇보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우려가 큽니다. 이른바 히트플레이션 공포가 다가온 거예요.

◆ 홍종호> 전형적인 기후위기가 안전 위기, 그리고 경제 문제로 비화하는 루트를 밟는 거잖아요. 폭염이 아직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됐는데 우리 상황 어떤지 얘기해 주세요.

◇ 최서윤> 심상치 않습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가 가동 중인데요. 이 시스템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인 22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349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작년 같은 기간이랑 비교하면 그때 265명이었거든요. 1.3배 이상, 거의 100명 가까이 지금 많은 거잖아요. 올해 더위로 인한 피해가 조금 빨리 찾아왔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온열질환자 수가 300명을 넘어선 시점이 작년에는 6월 27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6월 18일로 열흘가량 빠른 거예요. 그리고 첫 사망자 발생 시점도 작년에 6월 18일 나왔는데 올해는 5월 1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 관련해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한 달가량 빠른 겁니다. 아직 여름이 많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당국이 굉장히 긴장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홍종호> 기후위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슈퍼 엘니뇨를 각국의 기상 당국들이 경고하고 있어요. 역대 가장 수온이 올라갈 것이다, 심지어 섭씨 3도까지 평년보다 올라갈 거다 이런 예측도 나오고 있어서, 이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최서윤> 외신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엘니뇨 하면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몇 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이 전 세계 기상 패턴에 영향을 미쳐서 폭염, 가뭄, 폭우 같은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건데요.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엘니뇨 발생할 확률을 80%로 예측했어요. 육지와 해양 모두에서 폭염 위험에 대비해야 된다 이런 경고를 이달 초에 했는데요. 미국 해양대기청(NOAA)라고 하죠. 여기서 어떤 보고서를 냈냐면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아주 강력한 엘니뇨가 올 수 있다, 1950년 이후 기록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 중에 하나가 될 거다 이렇게 말한 거예요.

그러면서 슈퍼 엘니뇨가 온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에서는 올 연말 태평양 지역 수온이 평균보다 3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까지 시사했어요. 이렇게 강력한 엘니뇨가 지속되면 폭염, 가뭄, 폭우 같은 기상 이벤트만 남기는 게 아니라 경제 영향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홍종호> 기후변화에 엘니뇨까지 겹치면 어떤 지역은 비가 더 많이 오고 어떤 지역은 더 가물고 어떤 지역은 더 덥고, 극단적인 현상들이 벌어지면서 우리의 일상 경제, 먹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 최서윤> 그렇습니다. 세계은행(WB)이 이달 초에 엘니뇨가 세계 식량 가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지금 이란 전쟁 이후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원활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비료 값이 굉장히 많이 올라간 상태입니다. 비료 사용량이 많이 줄어 있는데 여기다가 가뭄, 폭염, 폭우 같은 기상 조건까지 악화하면 식량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 거예요.

◆ 홍종호> 비료가 가스나 석유에서 수소를 추출해서 요소 비료를 만들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쪽에서 화석 연료 공급이 안 된다는 건 비료 값의 상승을 바로 예고하는 거죠.

◇ 최서윤> 바로 그래서였군요. 엘니뇨가 나타나면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더 심화시키는 게 있어요. 보통 남미, 미국 남부,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 중앙아시아 이런 지역은 비가 많이 오고요. 반대로 중남미, 카리브, 인도네시아나 남아시아 이쪽은 극심한 가뭄을 겪습니다. 엘니뇨가 강하게 나타나면 2년간 세계 식량과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 16개월 뒤에 가격이 무려 9% 상승하고 그 영향이 2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분석한 적이 있거든요.

◆ 홍종호> 네, 무서운 수치입니다.

◇ 최서윤> 그렇습니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는 게 경제 성장으로 인한 거면 모르는데 그렇게 좋은 물가 상승이 아닙니다. 세계은행이 중동 전쟁 여파나 기상 현상 같은 복합적인 영향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가 2.5% 성장하는 데 그칠 거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작년 성장률이 2.9%예요. 0.4%p 낮고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의 성장률 전망치가 나온 겁니다. 성장은 별로 되지 않는데 물가만 치솟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HSBC가 어떻게 예측했냐면, "극한의 날씨와 전쟁발 공급 충격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서 금리를 올리거나 고금리를 꽤 오래 유지할 요인을 가중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 홍종호> 이건 또 다른 성장의 저해 요인이죠. 금리가 오른다는 건.

◇ 최서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재경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3.1% 올라서 4월 2.6%보다 상승폭이 0.5%p나 확대됐거든요. 2%대 정도를 중앙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물가 상승률이라고 보잖아요. 그런데 지금 3%까지 뛴 거예요. 한국은행 금통위가 다음 달 16일에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긴 해요. 올해 두 차례 인상 얘기도 나오는데, 시장에서는 0.25%p 정도 인상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유력하긴 하지만, 반도체 수출 호황까지 맞으면서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홍종호> 오늘 최 기자 기사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게, 2020년대에 벌써 큰 전쟁이 두 번 벌어졌잖아요. 두 전쟁 모두 아직 안 끝났죠. 이 두 번째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상으로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져오는 데다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발 인플레이션은 굉장히 구조적인 문제잖아요.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이기 때문에 물가 당국, 각국의 중앙은행이 너무너무 복잡한 셈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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