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연합뉴스"마이어 클래식으로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했어요."
유해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한창이던 지난 5월17일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6주 휴식기를 가졌다. 메이저 대회 US오픈도 건너뛰었다. 한국에서 복부 통증 치료를 받았고, 3주를 클럽에 손을 대지 않고 쉬었다.
이후 2주 훈련 후 LPGA 투어로 복귀했다. 복귀 무대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이었다.
결과는 우승이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1라운드를 선두에 10타 뒤진 채 시작했지만, 10타 차를 뒤집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메이저 대회에서 1라운드 10타 차를 뒤집은 것은 1964년 케럴 만(미국) 이후 유해란이 처음이다.
유해란은 30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솔직히 지금도 졸려서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다. 항상 사진으로만 봤던 트로피였다. 예전 언니들 사진으로만 봤다. 엄청 크다고 느꼈는데 막상 들어보니 너무 무거웠다"면서 "10타 뒤진 것은 몰랐다. 한 달을 쉬기도 했고, 솔직히 목표도 우승이 아니었다. 엄청난 기록을 쓴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3주나 클럽을 안 잡은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골프를 완전히 놓치는 않았다. 연습장으로 출근해 친구들의 연습을 구경했다. 이후 대회 2주를 앞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유해란은 "원래 올해는 엄마와 많이 안 다니려고 했다. 건강상 문제로 한 달을 쉬면서 '몸이 안 좋으니 메이저 대회는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같이 왔는데 우승했다"면서 "마이어 클래식으로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했다. 조금 후회했다. 그런데 메이저 대회라 오히려 위안이 됐다. 못 쳐도 메이저 대회이고,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면서 "코치에게 '메이저 대회로 복귀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어 3주 클럽을 안 잡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푹 쉬고, 2주 준비해서 가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해줬다. 윈윈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해란은 1라운드 후 퍼터를 바꿨다. 새 퍼터와 함께 대회를 시작했지만, 기존 퍼터로 돌아갔다.
유해란은 "그동안 중요한 퍼터가 계속 빠졌다. 내 잘못인데 괜히 새 퍼터로 바꾸게 됐다. 아빠기 괜찮아 보인다고 했고, 마음에 두고 있던 퍼터라 바꿨다. 써보고 싶기도 했다. 이제 엄마가 '퍼터 바꾼다고 하면 말려'라고 한다"면서 "연습 때도 계속 썼다. 채는 잘못이 없다. 사람 잘못이다. 혹시 몰라 기존 퍼터를 가져왔고, 1라운드에 버디 찬스를 못 살린 것 같아서 바꿨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설명했다.
유해란은 우승 상금으로 195만 달러(약 30억원)를 받았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LPGA 투어 최고 상금 대회다.
유해란은 "한국에 있을 때 차를 샀다. 엄마, 아빠가 돈을 썼으니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출전했는데 우승을 했다. 기분이 좋다. 미리 선물을 산 느낌"이라면서 "최고 상금 대회인줄 몰랐다. US오픈 아니냐고 물었는데, 이 대회라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2023년 LPGA 투어 데뷔 후 매년 1승씩 거뒀다.
유해란은 "물론 매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려고 노력한다"면서 "항상 시즌 1승이 목표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우승을 못한 시즌이 없다. 올해 생각보다 빨리 우승이 나왔다. 일단 지금은 즐기고 싶다. 남은 시즌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1승을 거뒀으니 이제 '진짜 우승을 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재미있게 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