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계획과 정부 지원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전북 환경단체가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 정책을 비판하며 용인 반도체 일반산업단지 계획 재고를 촉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30일 논평을 내고 "용인반도체 산단을 그대로 놔둔채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추가 조성하는 것은 자칫 반도체 희망 고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기 완공 계획과 광주·전남에 800조 원 규모의 메모리 팹 4기 구축 계획은 상호 양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호남의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용인 반도체 산단을 위해 장거리 고압 송전탑에 실어 수도권에 보내는 계획을 유지한 상태에선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서 사용할 5GW 이상의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확보하기 어렵단 취지다.
이들은 전력과 용수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안정적인 재생 에너지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용인 산단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국가기간전력망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지역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한 만큼 전력망 계획은 새로 짜야 한다"며 "신강진-신해남-신장성-신정읍-신계룡 345KV를 비롯한 1631km에 달하는 호남권-수도권 송전 루트 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꼭 필요한 노선은 지중화 등의 대안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환경운동연합은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지역 차별'이라 폄하한 국민의 힘 지도부와 대구·경북 정치인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단체는 "영남권이 수십 년간 국가 주도 개발의 수혜를 누린 것은 '국가 성장'이고, 낙후됐던 호남에 미래 산업을 유치하는 것을 차별이라 비방하는 것은 철저한 이중잣대이자 기득권 지키기다"며 "호남은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적기에 조달할 수 있는 최적지이며, 풍부한 부지와 용수, 전력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고 말했다.
8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및 지원에 전북이 빠진 점을 두고 전북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반도체 전공정 팹(Fab)을 유치할 수 있는 새만금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해 '전북 패싱'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전북 정치권은 당대표 대리전이라는 중앙 정쟁에만 매몰돼 지역 정치에 깊은 내상을 남겼다"며 "민주당 전북 정치권은 전북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시점에 용인산단 전면 재검토와 송전탑 백지화를 위한 전면전에 나서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새만금에 9조 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현대차 투자를 두고서도 "국가적으로 필요할 수는 있으나 지역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며 새만금을 향한 대전환 전략을 촉구했다.
단체는 "새만금은 무분별한 매립과 대기업 종속형 외발적 개발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로 전면 재구조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새만금에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RE100 전북특별자치도'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 전북 도민이 스스로 자원의 주권을 쥐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하라"며 "생태를 살려 경제를 일으키는 주체적 전환에 전북의 미래와 답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