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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인가요?"…괴짜 취급받던 실험이 노벨상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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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아스페 '아인슈타인이 알았더라면'

와이즈베리 제공와이즈베리 제공
"혹시 정규직인가요?"

1975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젊은 물리학자 알랭 아스페(Alain Aspect)가 새로운 실험 구상을 설명하자, 존 벨은 그의 고용 상태부터 물었다. 양자역학의 기초를 실험으로 검증하겠다는 연구는 당시만 해도 괴짜 취급을 받기 쉬운 위험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스페는 그 질문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47년 뒤, 바로 그 실험으로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아인슈타인이 알았더라면'은 양자 얽힘의 실체를 실험으로 확인한 당사자 아스페가 양자물리학 100년의 역사를 직접 들려주는 책이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1935년이다. 아인슈타인은 포돌스키, 로젠과 함께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하나처럼 연결되는 현상을 문제 삼았다. 한쪽 입자를 측정하는 순간 다른 쪽 상태까지 정해지는 듯한 현상은, 양자역학이 자연을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봤다.

반면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의 설명이 충분하다고 맞섰다. 이 논쟁은 오랫동안 철학적 문제로 남았지만, 존 벨이 양쪽 주장을 실험으로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아스페는 벨의 논문을 읽고 실험에 뛰어들었다. 넉넉하지 않은 연구비 탓에 광학 테이블을 모래를 채운 금속 원통 위에 올리고, 핵심 장치도 직접 만들어야 했다. 5년에 걸친 실험 끝에 1982년 벨 부등식이 위반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옹호한 '국소 실재론'으로는 양자 세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멀리 떨어진 두 입자 사이에 고전물리학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관관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확인된 것이다.

책은 이 결과를 단순히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이야기로 정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인슈타인의 의심이 양자 얽힘이라는 핵심 현상을 선명하게 드러냈고, 다음 세대 과학자들이 검증할 질문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한때 철학적 논쟁에 머물렀던 양자 얽힘은 이제 양자암호와 양자통신, 양자컴퓨터의 핵심 자원으로 쓰인다. 누군가 통신을 엿보면 양자 상태가 변해 흔적이 남는 원리를 활용한 암호 기술과 양자 텔레포테이션, 안전한 난수 생성 기술도 여기서 출발했다.

책은 플랑크의 양자 개념과 보어·아인슈타인의 논쟁, EPR 사고실험, 벨의 정리, 아스페의 실험을 거쳐 오늘날 양자 정보과학에 이르는 흐름을 한 편의 과학사처럼 풀어낸다.

수식은 최소화하고 역사적 장면과 실험실의 시행착오를 중심으로 구성해 전공자가 아닌 독자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추상적인 사고실험이 어떻게 검증 가능한 과학이 되고, 다시 미래 산업의 기반 기술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알랭 아스페 지음 | 손윤지 옮김 |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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