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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처럼 던진 말, 일상이 된 혐오…'무해한 혐오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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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단톡방 배제·장난 섞인 폭력…'이것도 학교폭력 인가요?'

온더페이지 제공 온더페이지 제공 
최근 고교야구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었다. 시민사회와 교육계에서는 일부 학생의 일탈을 넘어 혐오와 조롱이 학교 현장까지 번진 시민교육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들이 구호의 역사적 의미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에서 유통되던 조롱의 언어가 놀이와 응원의 형태로 복제돼 실제 사람과 공동체를 공격했다는 점이다. 가볍게 따라 한 말이라 해도 그 안의 혐오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교육대학교 윤리학과 함규진 교수의 신간 '무해한 혐오주의자'는 바로 이런 문제에서 출발한다. 자신은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농담이나 비판을 했을 뿐이라고 여기지만, 그 말이 특정 집단 전체에 꼬리표를 붙이는 순간 혐오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영포티'와 '틀딱', '문신충', '캣맘', '비건충', '맘충', '꼴페미', '급식충' 등 한국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12가지 혐오 표현을 분석한다. 저자는 사용자를 도덕적으로 꾸짖기보다 그 말이 생겨나고 퍼진 배경의 불안과 경쟁, 공포를 추적한다.

가령 '틀딱'에는 노인에 대한 반감뿐 아니라 누구나 맞이할 노화와 쇠퇴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 있을 수 있다. '맘충'에는 일부 부모의 행동에 대한 비판과 함께 돌봄과 배려를 낮게 평가하는 사회의 태도가 스며 있다.

'영포티' 역시 특정 연령대 남성을 조롱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세대 간 자원 경쟁과 정치적 반감, 청년층의 미래 불안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젠더 혐오 또한 병역과 취업, 돌봄, 안전 문제를 둘러싼 불만이 적대적인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으로 살펴본다.

책의 핵심은 혐오 표현을 쓰는 사람을 다시 혐오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은 나쁘다"고 단정하면 그 말이 왜 생겨났고 왜 쉽게 확산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혐오 표현은 복잡한 개인을 하나의 속성으로 압축한다. 나이 든 사람은 '틀딱', 아이를 키우는 여성은 '맘충', 청소년은 '급식충'이 된다. 개인의 행동을 비판하는 것과 집단 전체를 비하하는 것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상대는 대화할 사람이 아니라 조롱의 대상으로 바뀐다.

'무해한 혐오주의자'는 혐오를 극단주의자만의 문제로 돌리지 않는다. 댓글창의 멸칭과 친구 사이의 농담, 정치적 상대를 한 덩어리로 묶는 표현처럼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부터 돌아보게 한다.

함규진 지음 | 온더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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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계속 별명을 부르며 놀린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한 아이만 빼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장난이라며 밀치고 물건을 빼앗지만, 당하는 아이는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다툼일까, 학교폭력일까.

'이것도 학교폭력인가요?'는 학교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모호한 상황을 놓고 부모와 교사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실전 안내서다.

현직 초등교사와 교육심리학 교수, 교사 출신 변호사가 함께 집필했다. 교실에서 실제 발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언어폭력과 따돌림, 금품 갈취, 강요, 신체폭력,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 7개 유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책이 제시하는 핵심 판단 기준은 의도성과 반복성, 힘의 불균형이다. 상대를 곤란하게 하거나 해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행동이 이어졌는지, 체격이나 인기·관계의 우위 속에서 일방적으로 벌어진 일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말다툼이나 우발적인 충돌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평소 관계와 사건 전후의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겉으로는 사소해 보여도 특정 학생에게 반복되고, 관계를 끊거나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단순한 장난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피해 학생의 상처뿐 아니라 가해 학생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본다. 아동 발달과 감정 조절 능력, 또래 관계의 특성을 바탕으로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고, 아이가 위기를 견디고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방법을 제시한다.

법률 대응 절차도 담겼다.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부모와 교사가 어떤 순서로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심의와 법적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교사 출신 변호사가 설명한다.

책은 학교폭력 문제를 가해 학생 처벌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피해 학생이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가해 학생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다시 관계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난과 폭력의 경계가 흐릿한 교실에서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단정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과 빠른 협력이다. 책은 아이가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방치되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인서·김한준·문자원 외 지음 | 페이지미디어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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