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송호재 기자민선 9기 부산시가 항해를 시작한 가운데, 전재수 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부울경 특별연합 등 광역화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면서 광역화 문제가 해양수도 육성 전략과 함께 지역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경남도지사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울경 특별연합 복원은 필수…경남도지사와 적극 소통할 것"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1일 취임 이후 처음 연 기자회견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복원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 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균형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울경 특별연합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특히 광역교통망과 같은 부울경 공통 사업 예산을 확보하려면 연합체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시장은 "9월이 되면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다. 이미 부서별 예산 편성은 끝났을 거고, 조정을 통해 조만간 국무회의에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 대응 체계로는 부울경을 하나로 묶기 위한 예산 어떻게 반영할 건지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메가시티(특별연합)를 복원하게 '지방자치법'에 의해 3개 광역시도에 걸쳐 있는 공통 사업에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부터 특별연합 복원을 주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속 정당이 다른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울산시장은 아마 제 의견에 동의를 할 것이고, 경남이 어떤 입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부울경을 하나로 묶기 위한 의견을 여러 언론을 통해 밝혔지만 아직 반응이 없다. 부울경의 미래를 위해 박완수 지사님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방정권 따라 바뀐 부울경 광역화 숙제
지난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울경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해양수도 메가시티' 복원을 선언하는 모습. 이형탁 기자 부울경 광역화는 수년 전부터 동남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꼽혀왔지만, 지방선거 등 정치권 변화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2022년 4월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지자체인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 출범했지만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3개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하면서 동력을 잃었고, 결국 지역별로 폐지 절차를 밟았다. 이후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체제가 가동됐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특별연합보다는 한 단계 낮은 광역화 체계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단체장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일제히 '광역화'와 '특별연합' 띄우기에 나섰다. 첫 부울경 특별연합을 주도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는 지난 4월 김해 봉하마을에서 특별연합 즉각 복원을 공동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 결과 부산과 울산은 민주당이, 경남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승리하면서 엇갈린 단체장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박완수 경남지사가 일종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고, 전 시장 역시 이 점을 의식해 '적극 소통' 입장을 밝혔다.
광주·전남에 선두 빼앗긴 부울경…승부처는 '해양수도'
부산신항. BPA 제공
동남권이 온도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호남권은 이미 통합의 결실을 맺었다. 광주와 전남은 지난 1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고 두 달 뒤 특별법이 통과됐다. 결국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 광역단체인 '전남광주특별시'가 공식 출범하면서 인구 320만 규모의 초광역도시로 발돋움했다.
부산시는 지지부지한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결실을 맺기 위해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극항로가 본격화하면 부산항은 관문 역할을 하고 경남은 후방 조선 기자재 산업 중심지로, 울산은 에너지·석유화학 거점 역할을 쥐게 되면서 3개 시도의 긴밀한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 시장 역시 해양수도 전략을 지방주도 성장의 핵심 축으로 지목하며 연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 시장은 "각 지역의 강점을 키워 경쟁력을 갖추는 게 지방주도 성장 전략이고, 그 구체적 형태가 '5극 3특'"이라며 "부산에 해양수도라는 법적 지위를 가지고 발전하는 게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첫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