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 서구의 한 주택재개발구역에서 2층 규모 주택이 무너져내린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무허가 주택이 붕괴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자체가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취하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역 내 무허가 건축물의 전체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아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 서구에 따르면 지난 2일 붕괴한 암남동 2층 규모 주택은 하천 축대 위에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로, 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건물주에게 철거와 보수 등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해당 지역은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난해부터 석축 하부에서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023년 집중호우 당시에도 인근 주택이 무너진 바 있어 구청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구는 건물주에게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안내했지만 실제 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일 장맛비가 내린 지 하루 만인 2일 주택이 붕괴했고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번 사고의 경우 지자체가 사고 위험성을 알고도 제도와 행정의 한계로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구청 관계자는 이주 대책 마련이나 소송 가능성,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로 행정대집행에 직접 나서기보다 자진 철거를 유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서구는 최근 5년간 무허가 건축물을 대상으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부산 서구의 한 주택재개발구역에서 2층 규모 주택이 무너져내린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더 큰 문제는 지역에 무허가 건축물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청 측은 구도심 특성상 오래된 무허가 건축믈이 워낙 많아 현황을 집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주민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된 시설을 중심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역시 무허가 건축물을 별도로 관리하는 총괄 체계는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허가 건축물 자체가 허가나 신고 없이 지어진 건물이어서 행정이 전체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사례 등을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 적발된다고 해도 전담 인력이나 예산, 이주 대책 마련 등 현실적인 문제로 조치를 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무허가 건축물의 경우 설계 구조상 안전사고 우려가 큰 만큼, 지자체 차원의 관리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대학원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무허가 건축물은 설계 구조상 안전기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 안전사고에 매우 취약하고 사고가 나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체 규모를 한 번에 파악하기 힘들더라도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전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