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형할인 마트 리들(LIDL)의 냉방기기 코너에 몰린 프랑스 시민들. 엑스(X) 캡처유럽 전역이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형 할인마트 리들(Lidl)의 에어컨 할인 판매장 곳곳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새벽부터 매장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일부 매장에서는 출입문을 부수고 밀려드는 인파에 경찰까지 출동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프랑스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리들은 프랑스 전역 매장에서 에어컨과 선풍기 20만 대를 할인 판매했다. 이동식 에어컨 가격은 179유로(약 31만 원)였다. AFP는 폭염으로 냉방기기 품절사태가 이어지면서 다른 판매처에서는 1200유로(약 208만 원) 아래로는 에어컨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대형할인 마트 리들(LIDL)의 냉방기기 전단지. 엑스(X) 캡처
파리 서쪽 낭테르의 한 매장에서는 개장과 동시에 몰려든 인파에 밀려 출입문이 통째로 파손됐다. 엑스(X)에는 고객들이 에어컨과 선풍기를 차지하려고 몸싸움을 벌이고 진열대가 순식간에 비워지는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파리 내 소규모 리들 매장 앞에는 개장전부터 입장 대기 인원이 200여명까지 불어났다. 이 매장 직원은 AFP에 입고된 에어컨이 단 두 대라고 말했고 '유인상품' 비난까지 받았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구매하려고 리들 매장에 몰려든 프랑스 시민들. 연합뉴스이 매장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린 무사 트라오레는 "에어컨이 두 대뿐이라고 하더니 경찰이 온 뒤에는 아예 없다고 했다. 경찰관들이 가져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기 순번이 세 번째였지만 에어컨을 사지 못하고 선풍기만 들고 돌아간 고객도 있었다.
상당수의 고객들은 물량이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리들이 대대적으로 광고했다며 "기만적인 광고"라고 항의했다.
프랑스 대형마트 리들 앞에 개장전 입장 대기 줄을 선 프랑스 시민들. 연합뉴스프랑스 현지매체 뱅미뉘트에 따르면 현장의 한 경찰관은 "에어컨 하나에 사람들이 미쳐 가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리들은 AFP에 "매장에서 벌어진 일들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매장별 물량 부족에 대해서는 "상품을 1년 전에 주문해 매주 목요일 고정 가격으로 입고하는 판매 방식"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은 에어컨 사용에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에어컨을 환경에 해로운 것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록적인 폭염으로 초과 사망이 발생하고 병원이 과부하에 걸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