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경남 거제 출신 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야권 인사들이 이를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식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설전을 벌였다.
조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서울사람과 일베와 부산사람의 차이'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반박으로 이하 부산 사람의 구별법을 참조하시길"이라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썼다. 가령 의문문의 경우, 부산 출신은 '집이가?', '어데고?' 등으로 어미가 다양한 반면, 일베 사용자들은 '집이노?', '어디노?' 등 대체로 문장을 '노'로 끝낸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반일 운동 차원에서)
2019년 죽창을 들자던 분이 오늘은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관동대지진 때 '15엔 50전'을 조선식으로 발음했다는 이유로 죽창을 든 자경단에게 학살당했던 아픔은, 역사상 가장 어두운 검문이었다"며 "일본을 그토록 타박하던 분이 왜 일본 극우의 가장 어두운 면을 따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단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며 "언어학자들이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고 설명해도, 낙인찍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젊은 세대 일부에서 '노'가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된 것 자체가 노 대통령의 성씨와 그분이 평생 쓰신 경상도 사투리를 결합해 만들어 낸 것"이라며 "그런데
밈을 만든 사람들을 타박한다며, 말을 뿌리째 뽑아 버리면 경상도 사투리는 정말 그 사람들만 쓸 수 있는 말이 된다"고 했다. 그것이야말로 "일베가 가장 바라던 승리"라고 쏘아붙이면서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SNS에 "어린 아이돌 멤버의 일상적 고향 방언까지 들먹이며 갈라치기를 해야겠나"라며 "감탄형·혼잣말 문맥의 방언마저 기계적 일베 표현으로 낙인찍는 모습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고 조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아울러 "이것이 과연 공당을 이끌었던 정치 지도자가 할 짓인가"라며 "이는 무고한 이들을 향해 집단적 린치를 가하도록 좌표를 찍어주는 선동 정치일 뿐이다. 사투리 한 마디에 사상 검증의 잣대를 대고 대중을 편 가르는 행태에 깊은 환멸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해괴한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는 가수 강산에씨의 명곡 '와 그라노' 역시 당장 금지곡으로 지정되어야 할 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여권에서도 조 전 대표의 '일베 감별법'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하헌기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누가 일베에 심취해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지, 아니면 이미 그 원 의미를 상실한 채 보편화되어버린 말을 자연스레 쓰는 사람인지 어미 하나로만 감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낙인 찍기와 갈라치기보다는 혐오와 조롱을 밀어낼 새로운 언어를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