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T&T)의 결혼을 알리는 문구를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은 하객 1천여 명의 휴대전화를 입장과 동시에 걷어 갈 만큼 철통 보안 속에 치러졌다. 그런데 주말 사이 SNS에는 '결혼식 사진'이 수십 장 쏟아졌다. 문제는 그 대부분이 AI가 만든 가짜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MSG)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은 물론 경호 인력까지 휴대전화 반입이 전면 금지됐고, 참석자들은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했다. 결혼식이 끝난 뒤 사람들이 결혼을 확인한 유일한 방법은 MSG 외벽 전광판에 켜진 "JUST&T MARRIED!" 문구가 사실상 전부였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의 한장면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 엑스(X) 캡처
비공개 결혼식인만큼 이 모습을 보고 싶다는 대중의 욕구가 고조되자 AI로 만든 가짜자료가 공유되기 시작했다. 전광판이 켜진 지 몇 시간 만에 웨딩드레스 차림의 스위프트가 하객 사이를 걷는 사진이 엑스(X)에서 확산했지만, 유명 밈 계정이 올린 이 사진에는 곧 "AI 생성 추정"이라는 커뮤니티 주석이 붙었다. 코미디언 버트 크라이셔는 아예 자신이 신랑 신부와 나란히 선 AI 합성 사진을 "제이슨 켈시가 바에서 샷 하자고 부른 순간"이라는 능청스러운 설명과 함께 올렸는데, 정작 신랑 켈시 본인이 웃음 이모티콘 넉 대로 화답하며 밈에 동참했다. 이 밖에도 참석하지 않은 유명 인사의 목격 사진, 전광판 문구를 조작한 이미지 등이 잇따라 퍼졌다가 사실무근으로 판명됐다.
조셉 칸 감독 엑스(X) 캡처하객이 직접 저격에 나서기도 했다. 'Bad Blood', 'Blank Space' 등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 8편을 연출했고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조셉 칸 감독은 4일 X에 "내가 본 결혼식 사진은 전부 가짜"라며 "장담하는데, 이 결혼식을 프롬프트로 넣으면 AI가 고장 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참석 후기로 "생각보다 훨씬 웃기고 감동적이었다. 그 규모인데도 매우 친밀하게 느껴졌고, 말 그대로 모두가 거기 있었다"고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의 한장면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 엑스(X) 캡처지금까지 진짜로 확인된 사진은 하객들이 스스로 올린 몇 장이 전부인데, 공통점이 있다. 모두 '식장 밖'이라는 것이다. 퍼스널 트레이너 롭 조단 부부는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기 직전 휘장이 드리운 입구 계단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고, 가수 마렌 모리스는 스위프트의 히트곡 'Blank Space' 가사 "so it's gonna be forever"가 수놓인 답례품 손수건을 공개했다. 예식 내부를 담은 진본은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
퍼스널 트레이너 롭 조단의 부인 조안 조단씨가 SNS에 공개함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결혼식 참석 사진. SNS 캡처
가수 마렌 모리스 엑스(X) 캡처
진위 공방이 진행 중인 건 하나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내부 영상'에는 복도 벽면을 채운 두 사람의 연도별 사진과 대형 이니셜 장식이 담겼는데, 칸의 "전부 가짜" 발언이 이 영상까지 겨냥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영상 속 이니셜 문양이 모리스가 공개한 손수건 자수와 일치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작 당사자 부부는 결혼식 사진 한 장, 입장문 한 줄 내놓지 않고 있다. 스위프트를 전담 취재해 온 브라이언 웨스트 기자는 CNN에 "그녀가 준비되면 직접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통 보안이 만든 정보의 틈을, 그 사이 AI가 대신 채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