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류영주 기자광주일고와 야구 경기 도중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비판했던 가수 하림이, 그 일 이후 5·18민주화운동 유족인 자신을 '일베'(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등으로 몰아가는 진영 논리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림은 8일 SNS에 올린 글에서 "이틀간 수많은 기사로 퍼진 내 글 하나를 두고 기묘한 서커스가 벌어졌다"며 "누군가는 나에게 일베라 하고, 동시에 '좌파'라 손가락질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로써 나는 그들 사이에서 5·18 유족이자 좌파였다가 동시에 일베가 됐다"며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앞서 하림은 지난 6일 SNS 글을 통해 배재고 앞에 놓인 근조화환을 언급하면서 "죽은 이의 넋을 기리며 순수한 애도의 자리에 쓰이던 '근조'라는 엄숙한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 살아있는 이를 조롱하는 단어로 타락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간에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라며 "우리마저 이 혐오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최소한의 품격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당 글 내용은 기사화 등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졌고, 하림이 언급한 대로 그를 '일베' '좌파'라고 비판하는 일각의 아이러니한 움직임이 일었다.
하림은 이날 "거리의 혐오를 걱정하고 스러져간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에 어떤 명함이나 자격은 필요 없다"며 "내가 '누구'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말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저울질하는 사람들 틈에서 내가 가진 작은 추 하나를 어디에 얹느냐는 시민으로서의 자유이자 예술가로서의 의무"라며 "마음으로 전하는 글과 노래는 필요한 사람의 품에 반드시 닿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수록 사랑하는 것들을 더 단단히 믿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지킬 것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