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LBM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 연합뉴스중국에서 일방적 통보후 남중국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에 대해 일본 전역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지난 6일 보도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같은날 오후 1시 1분 전략핵잠수함 1척이 태평양 공해상으로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발사해 예정 해역에 정확히 낙하시켰다고 발표했다.
중국군은 미사일 제원과 탄착 지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환구시보는 중국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미사일이 사거리 1만km 이상으로 미국 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는 3세대 SLBM '쥐랑(JL)-3'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우주 쓰레기 떨어진다더니"…발사 90분 전에야 "미사일"
일본 방위성 엑스(X) 캡처일본 여론에 불을 붙인 것은 발사 자체보다 통보 방식이었다.
일본 내각관방·외무성·국토교통성·방위성이 연명으로 낸 발표문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발사 전날인 5일 중국 수로당국으로부터 "시오노미사키(와카야마현) 남쪽 등에서 우주 쓰레기 낙하에 따른 구역 설정을 한다"는 정보를 받았다. 확인 결과 설정 구역 일부에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포함돼 있었다.
중국에서 일본정부에 통보한 미사일 발사 관련 공지. 일본 수상관저 엑스(X) 캡처
같은 발표문에 따르면 이 구역이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것이라는 설명은 발사 당일인 6일 오전 11시 30분(일본시간)에야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에 전달됐다. 중국군이 발표한 발사 시각은 일본시간으로 오후 1시 1분, 일본 정부가 공개한 시각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통보 후 약 90분 뒤다. 일본 정부는 발표문에서 "중국의 군사활동이 활발해지는 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발사훈련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등 일본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재고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영역이나 EEZ 상공을 통과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온라인에서는 통보 경위를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에서 일본 누리꾼들은 "쏘기 전에 통보했으니 '클린'하다는 주장이야말로 국제 규칙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폭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자 사설에서 이번 발사를 "끝없는 핵군비 경쟁을 부르는 위험한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3대 안보 문서 개정 속도"…일본의 금기까지 사정권
발언하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연합뉴스일본 정부의 대응은 곧바로 방위정책 전환 움직임에 속도를 붙였다. 기하라 관방장관은 7일 정례 회견에서 "중국의 군사 동향은 투명성 부족으로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 되고 있다"며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대 안보 문서는 일본 외교·안보의 기본 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과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을 말한다. 일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연말을 목표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비핵 3원칙도 논의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현행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는 기본 방침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기돼 있어, 문서를 다시 쓰는 과정에서 이 문구의 유지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비핵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의 표명과 1971년 국회 결의에 기반한 방침이어서, 문서에서 문구가 빠지더라도 원칙이 곧바로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취임 전부터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는 현실을 들어 3원칙 가운데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수정 필요성을 거론해 왔고, 지난해 11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3원칙 견지 여부를 묻는 질의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일본의 금기와 같은 '비핵 3원칙' 재검토 논쟁은 이번 발사를 계기로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지만, 일본 사회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아사히신문이 올해 3~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비핵 3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5%로 재검토 응답 21%를 크게 웃돌았다.
한편 중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중국군의 정례적 군사 훈련 활동으로 특정 국가와 목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관련국들이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