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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고용충격 대응 첫 법정계획 발표…"K-카나리아 보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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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출지수' 개발해 산업·연령별 고용변화 실시간 감시
성과공유제 모든 기업 간 거래로 확대…상생협력기금, 협력사 노동자 전환훈련에 활용
"AI 숙련도 격차가 일자리 양극화·내수 위축 초래" 정부 공식 진단

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재편되는 노동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첫 번째 법정 기본계획이 나왔다.

정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취임 후 첫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법에 따라 수립된 첫 법정 기본계획이다.

계획의 핵심은 AI가 바꾸는 일자리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관측 체계다. 정부는 한국직업정보(KNOW)의 직무 정보를 실증 분석해 2027년까지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한다. 현재 AI 고용영향 분석은 해외 지수를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대입하는 방식이어서 국내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동부 관계자는 "국내외의 AI 노출지수는 해당 시점에 특허가 나온 AI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직무를 따진 것인데, 같은 직업이라도 학자마다 노출도 판단이 엇갈리고 우리나라 비서와 외국 비서의 역할이 다르듯 국가 간 직무 구성 차이도 크다"며 "내년 연구용역을 통해 우리 직업별 직무 특성을 반영한 지수를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AI 노출도가 높은 주요 직무의 산업·연령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조기경보를 제공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도 운영한다. 지난해 '탄광의 카나리아' 보고서를 낸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가 인력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ADP와 협력해 운영 중인 대시보드를 참고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종 조사 통계는 1~2년의 시차가 있어 실시간 변화 포착에 한계가 있다"며 "고용보험 피보험자 통계 등과 견줘 빠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내후년 초에는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환 성과를 원·하청이 나누는 장치도 담겼다. 성과공유제 적용 대상을 수·위탁거래에서 플랫폼·유통·대리점 등 모든 기업 간 거래로 확대하고, 대기업이 출연하는 상생협력기금을 협력사 노동자의 전환훈련과 고용유지에까지 쓸 수 있게 한다. 산업전환 영향 업종에는 공급망 공동훈련을 우선 지원하고, 원·하청이 고용유지·전환훈련을 함께 약속하는 '공급망 고용안정 협약'(가칭)을 체결한 우수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준다.

사회적 대화 기구로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위원회'를 신설한다. 업종별 분과위원회를 두고 광역 단위 지역고용노동심의회 산하에 산업전환 특별분과를 설치해 중앙·지역·업종 차원의 다층적 논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산업전환고용안정법' 개정안은 지난 4월 10일 발의됐으며, 법 개정 전까지는 고용정책심의회 산하 산업전환고용안정 전문위원회가 기본계획 이행을 총괄한다.

이번 계획에는 방치된 전환이 사회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정부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는 AI 숙련도와 업종·지역별 전환 충격의 차이가 일자리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것이 내수 위축과 사회적 수용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감소한 청년(15~29세) 일자리 21만 1천개 가운데 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제조업 대기업의 AI 활용률이 49.2%인 반면 중소기업은 4.2%에 그쳤다.

고용노동부 제공고용노동부 제공
정부는 이런 문제의식 아래 노사정이 최초로 합의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7대 기본원칙'을 세우고, △선제 대응 △기회 창출 △성과 향유의 3대 추진방향과 7대 실천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한 '누구나 배울 권리' 등 역량강화 3종 권리 보장,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 AI 직업훈련 지원, 석탄발전소 폐지 지역 등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선제 지정, 2027년 소득기반 고용보험 시행 등이 포함됐다.

전환기 소득 공백의 사회적 보전 등 단기간에 결론 내리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도 사회적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른바 '임금보험'에 대해 "AI 전환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재취업 후 임금이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에 사회가 제도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해보자는 취지"라며 "어떤 방식과 재원으로 할지, 설계의 필요성이 있는지부터 사회적 논의에 부칠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계획은 통상의 5년 고정 계획과 달리 매년 연차별 계획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AI 기술 발전 속도를 예단하고 5년 뒤를 전제로 정책을 짜는 것은 전문가들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며 "AX로 인한 피해 인력 규모를 지금 숫자로 얘기하는 것은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노동시장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사회와 공유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계획 이행에 필요한 2027년도 예산은 기획예산처 심의 중으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금 우리 일터는 근본적 변화에 직면해 있고, 전환 과정에서 고용안정은 온 나라가 함께 나서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목적이라는 원칙 아래 노사정이 함께 새로운 사회계약을 써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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