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인신공격으로 변질되는 국방 개혁[기자수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노컷뉴스를 선호 하는 출처로 추가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기자수첩'은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안규백 탈영설은 논리적 성립 어려워…학적부 존재상 2번 탈영해야 가능
막중한 국방개혁까지 밀어젖힐 사안인가?…공교로운 시점에 재등장
탈영 이어 골프 루머까지 인신공격 양상…같은 맥락서 '육사 5적'도 회자
安 "기득권 필사적 저항"…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 반증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많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악몽 중 하나는 군에 다시 입대하는 꿈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 악몽이 현실이 된 보기 드문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안 장관의 방위병(단기사병) 복무 시절 군무이탈(탈영) 여부는 결정적 증거가 공개되지 않는 이상 의혹이 100% 해소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알려진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7개월 탈영 + 1개월 구금(영창)'에 의한 8개월 복무 연장 의혹은 논리적으로 성립되기 어렵다.
 
안 장관의 당초 복무 기간은 1983년 11월 5일 ~ 1985년 1월 4일이었다. 실제 탈영 사실이 있었다면 1984년 상반기 어느 시점일 것이다.
 
그래야 원래 소집해제(전역) 예정일인 1985년 1월 4일 이후 구금 + 추가 복무 8개월을 거쳐 1985년 8월 31일 전역하는 그림이 완성된다.
 
안 장관이 주장하는 14개월 복무·전역 후 7개월 뒤 며칠(3일 추정) 추가 복무가 아닌, 의혹 제기인 측이 주장하는 22개월(탈영 포함) 연속 복무설이다.
 
문제는 이럴 경우 안 장관의 대학 3학년 1학기(1985년 상반기) 성적표 문제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굳이 유추한다면 △성적표 위조 △성적표 허위 작성 △안 장관의 2차 탈영이라는 세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송기호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송기호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안 장관이 성적표를 위조했거나, 대학 측이 학사관리를 부실하게 해 성적표를 사실상 허위로 작성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성적표는 지난해 7월 여야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제출된 이후 아직까지 위조나 허위에 관한 한 아무 문제점도 지적되지 않았다. 안 장관이나 학교 측이 성적표를 위조하거나 허위 작성할 이유나 실익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는 가능성은, 어떤 이유에선지 안 장관이 1984년 상반기 1차 탈영에 이어 이듬해 상반기에도 2차 탈영을 감행해 악착같이 대학을 다녔다는 것이다.
 
탈영했다 7개월 만에 붙잡혀 1개월 구금까지 당한 안 장관이 또 다시 군무를 회피하고 서울에서 버젓이 대학을 다녔다? 누가 보더라도 현실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다.
 
안 장관이 "오해만 더 키울 것"이기에 병적기록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바로 그런 태도가 더 의심스럽다며 탄핵소추까지 압박하는 보수 진영의 공세는 다 일리가 있다.
 
안 장관으로선 억울할 수 있지만 대승적으로 기록을 공개, 또는 비공개 열람이라도 함으로써 논란을 잠재울 결단을 못 내리는 모습도 답답하긴 하다.
 
하지만 과열된 상황을 잠시 진정하고 바라보면, 이게 과연 '탈영 국방장관' 프레임을 씌우며 시급하고 막중한 국방 개혁 과제까지 밀어젖힐 문제인지는 의문이 든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육사 사관생도 학부모 모임과 함께 연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육사 사관생도 학부모 모임과 함께 연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미 1년 전 인사청문회 때 제기된 뒤 잠잠했던 탈영설이 사관학교 통합 등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재등장한 것도 공교롭다. 메시지(국방개혁)를 반박할 수 없으니 메신저(국방장관)를 공격하는 격이라며 개혁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에는 해군 병사가 동해에서 실종된 와중에 안 장관은 골프를 즐겼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나돌았지만 사실무근이었다. 소문 유포자들은 흐릿한 사진 한 장의 근거조차 없이 안 장관을 비난하다 자취를 감췄다.
 
육사 출신 일부 보수성향 인사들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을 '육사 5적'으로 규정하고 사관학교 통합과 육사 이전을 극력 반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안 장관은 최근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 행태를 토로했다. 그의 말처럼 기득권의 필사적인 저항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말해준다.
 
세계 정세는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시시각각 격변하고 있다. 국방장관의 병역 문제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지만 훨씬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도 산적해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