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 시민단체가 구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경북 대책위원회 제공경북 구미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건설업자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4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1 형사단독 조실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설업자 A씨와 공인중개사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 6월을 선고하고 A씨와 B씨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갭투자자 3명 중 2명에게 징역 3년 6월과 나머지 1명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이들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정상적으로 반환하지 못한다는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아 피해자들을 기망했고,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을 편취했다고 판시했다.
조 판사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들이 상당한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됐음에도 약 30억 원에 이르는 피해 회복이 대부분 이뤄지지 않아 죄책이 매우 무겁고,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게 하고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피고인들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구축 다가구주택 15채를 매입해 임대차계약을 맺고 건물을 되파는 수법으로 세입자 39명으로부터 약 28억 원의 임대차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금융기관의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명의수탁자들을 모집해 이들의 명의로 담보대출을 받아 구축 원룸 건물을 사들였다.
또, 매매계약서상의 매매대금을 실제 건물의 가격보다 부풀려 기재하는 일명 '업계약서'를 작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건물 담보가치를 높여 대출을 받았고, 이를 원룸 매입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매입한 건물을 리모델링한 후 세입자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임대차보증금으로 새로운 주택 구입과 리모델링에 쓰기도 했으며, 갭투자자들에게 원룸 건물을 매도해 담보대출 채무와 보증금반환 채무를 전가했다.
공인중개사인 B씨는 투자분석표를 작성해 A씨가 매수할 투자분석표를 만들고 임차인과 갭투자자를 모집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건당 2천 5백만 원에서 5천만 원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자 3명은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음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투기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B씨로부터 매수 자금을 대여받거나 A씨로부터 역전세 건물의 차액을 지급받아 주택을 매입하고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인 구미참여연대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은 매도인·중개인·매수인이 형식적인 계약 구조 뒤에 숨어 책임을 서로 떠넘기더라도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정을 알리지 않은 이상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인 등 명의로 구미시 일대 다가구주택 60여 채를 사들인 혐의로 이름을 빌려준 55명과 함께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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