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비거주 주택은 별도로 관리하는 '선별 조정' 기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면적인 세 부담 완화나 강화보다 주택 보유 목적과 시장 상황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 이번 세제 개편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열린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8월 초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거주형 주택에 대해서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주택 가격과 보유 목적에 따른 정당하고 합리적인 세 부담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차등적인 접근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세 부담이 낮다는 의견도 있고, 다주택 보유에 대한 국민의 문제 제기도 있다"며 세제 정상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 부담을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주택 가격과 보유 목적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합리적 조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보유세 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속도 조절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석자들은 보유세와 거래세 간 균형,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필요성 등을 제기하며 예측 가능한 세제 운영을 주문했다.
금융은 규제 유지…실수요·공급은 핀셋 지원
한성숙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금융 분야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보다 실수요자와 공급 측면에 대한 선별 지원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출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게 되면 자칫 주택시장을 다시 자극해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금융 규제의 기본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보완책 마련 가능성을 열어뒀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가구 등 기존 제도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사례를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실수요자와 청년, 신혼부부는 굉장히 불편하다"며 "결국 핀셋으로 (규제) 기조는 저해하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는지 고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공급자 금융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을 예고했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이라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공급자 금융 지원 가능성도 언급했다.
토론회에서는 신축 아파트 입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세대출 제한 문제와 지방 숙박시설·주택 사업장의 잔금대출 문제 등 현장 애로도 제기됐다. 정부는 제도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실제 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공급은 공실·비아파트 활용…도심 자원에 주목
류영주 기자공급 분야에서는 기존 택지 개발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도심 내 활용 가능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이정열 전문위원은 상가와 사무실 공실을 청년·시니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민간 공급자에게 용적률 혜택을 주는 대신 일부 물량을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상가·공실 등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고 청년 주거 문제를 지원하자는 데 적극 공감한다"며 "상가 공실 등을 활용한 '김윤덕표 공급'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고, 단기간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각 분야 현장의 애로와 정책 보완 요구도 이어졌다. 주택 사업자는 미분양 장기화에 따른 세 부담 완화를 요청했고, 지방에서는 수도권과 다른 시장 상황을 고려한 차등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지영 경남도회장은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을 이원화해 투트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는 차등 정책을 제안했다.
이어 "과도한 규제로 묶인 수도권의 쏠림 현상은 정교하게 관리하고, 지방은 주택과 토지 보유자의 전체 자산가액을 고려한 과세와 미분양 할인 매매 지원, 농림지역 관리체계 개편 등 세밀한 핀셋 정책으로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의견을 정책 검토 과정에 반영하되 시장 안정이라는 큰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면 완화도 전면 규제도 아니다"…8월 세제 개편안 주목
이번 토론회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방향은 부동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완화하거나 강화하기보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선별 조정'에 가깝다.
실거주 1주택자와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는 초고가·비거주 주택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금융 역시 대출 규제 기조는 유지하되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와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에는 별도의 해법을 마련하는 방향이다.
정부가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오는 8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서 최종 확인될 전망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부동산 문제는) 어떤 분야보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원을 생산적인 분야로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규칙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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