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석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류영주 기자12·3 내란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이 당선된 대통령 선거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정치적 후폭풍이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잃은 데 이어 법적으로 대통령 당선까지 무효가 되는 사상 초유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국민의힘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인다.
탄핵으로 파면된 尹, 대선 당선까지 무효되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1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를 통해 처음 소개받았고 배우자 김건희씨와 함께 만난 적도 없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고의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라는 최고 공직자 선출 절차에서 유력 후보자인 피고인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후보자 본인이 직접 토론회나 인터뷰처럼 파급력이 큰 자리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경우 선거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질타했다.
이어 "물론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려는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은 충분히 침해됐다고 보기엔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판단을 받아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따라서
이번 판결까지 확정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대통령이자,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 자체도 무효가 되는 '불명예 2관왕'에 오른다.국민의힘에도 상당한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 공직선거법은 정당이 추천한 대통령 후보자에게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되면 해당 정당이 반환받거나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돌려주도록 규정한다.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397억 원이다.
중단된 李대통령 파기환송심도 주목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번 판결로 현재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압박에 따른 것처럼 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은 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고려해 파기환송심 절차는 중단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당시 대선에서 낙선했지만, 선거비용 반환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공직선거법은 당선되지 않은 후보자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되면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돌려주도록 규정한다. 대통령 선거의 정당 추천 후보자는 추천 정당이 반환 책임을 진다.
따라서 재판이 다시 시작되고 이 대통령에게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제20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
채상병 수사외압·이종섭 호주 도피…尹, 1심 더 남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판단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를 동원해 방해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최종 확정된 첫 사건이다.
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는 지난 2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일반이적 혐의 항소심 절차는 오는 29일 시작된다.
아직 1심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도 남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등에게 외압을 행사하고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막은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수사를 피해 출국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호주 도피 의혹' 사건도 1심 선고를 오는 9월 앞두고 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지난 24일 범인도피·직권남용 혐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여기에 2차 종합특검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가 드러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추가로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탄핵과 파면에 이어 여러 형사사건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의 사법적 불명예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