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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녹조가 플라스틱 더 빨리 부서지게 하는 원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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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오리여못 채수 과정 및 채수 시료를 통해 제작한 미세 생태계(위)와 부영양 조건 아래 플라스틱 표면 위 형성된 미생물 막(아래). KAIST 제공KAIST 오리여못 채수 과정 및 채수 시료를 통해 제작한 미세 생태계(위)와 부영양 조건 아래 플라스틱 표면 위 형성된 미생물 막(아래). KAIST 제공
녹조가 버려진 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을 더 쉽게 부서지게 만들어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캠퍼스 내 연못에서 채취한 시료를 이용한 생태계 모사 실험을 통해, 녹조현상이 저밀도 폴리에틸렌 (LDPE·비닐봉지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필름 표면의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플라스틱의 초기 풍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연환경에서 플라스틱 오염과 녹조를 일으키는 부영양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생태학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과 호수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다양한 미생물이 달라붙어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만든다. 이를 '플라스티스피어(plastisphere)'라고 한다. 플라스티스피어는 병원균과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심각한 수질오염인 녹조가 이 미생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햇빛의 양과 영양분 농도를 조절해 인위적으로 녹조를 유도한 미니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후 6주 동안 플라스틱 표면에 형성되는 미생물막과 미생물 군집, 유전자 변화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영양염이 과도하게 늘어나 녹조가 발생하는 현상인 부영양화 환경에서는 남세균과 다양한 일반 세균이 함께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표면에 더욱 두꺼운 바이오필름(미생물막)을 형성했다.

또 미생물을 서로 단단히 붙게 하고 플라스틱 표면에 잘 달라붙도록 돕는 점액성 물질인 세포외고분자물질을 많이 만드는 미생물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표면의 미생물 생태계가 달라지면서 표면이 산화되고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과정도 빨라졌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의 산화와 초기 분해를 돕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이 부영양화 환경에서 더 많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플라스틱이 더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상태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특정 미생물 한 종이 아니라 광합성 세균과 일반 세균이 함께 이루는 미생물 생태계가 이런 변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명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과 녹조를 각각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환경 문제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후변화로 녹조가 더욱 빈번해지는 만큼 수질 관리와 폐플라스틱 관리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인 환경관리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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