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쩐타인타오가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이긴 뒤 우승컵과 상패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PBA 결혼 1년 만에 아내와 생이별은 물론 안정적인 직장까지 버리고 이역만리 타향으로 넘어온 도전의 결실은 너무나 컸다. 당구 3쿠션 세계 랭킹 600위에도 들지 못했던 29살, 무명의 베트남 청년이 '코리안 드림'을 이뤄냈다.
응우옌쩐타인타오는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예술구 장인'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를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1-3 열세를 딛고 풀 세트 끝에 4-3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PBA 데뷔 2번째 투어 만의 깜짝 우승이다. T.응우옌은 올 시즌부터 PBA에 뛰어들었지만 비자 문제로 개막전을 뛰지 못했고, 2차 투어 1회전에서 탈락 뒤 3차 투어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무명의 대반란이다. T.응우옌은 주로 국내 대회에 출전해 세계캐롬연맹(UMB) 랭킹이 600위 밖이었지만 3쿠션 월드컵 7번 우승과 준우승에 2003년 세계선수권 정상에 빛나는 사이그너를 눌렀다. 사이그너는 PBA에 진출한 2023-24시즌 개막전을 2024-25시즌 왕중왕전 우승까지 관록을 뽐낸 전설, 그러나 33살 어린 베트남 신성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당초 사이그너는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가운데 3, 4세트를 따내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손쉽게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T.응우옌은 5세트를 15-9, 6세트를 15-10으로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특히 6세트 어려운 앞돌리기 배치를 짧게 마무리한 강심장이 압권이었다.
T.응우옌은 7세트 '예술구 장인' 사이그너 앞에서 절묘한 밀어치기 뒤돌리기까지 펼치며 기세를 올렸다. 결국 6이닝째 뱅크 샷을 포함해 4점을 퍼부어 경기를 매조졌다.
응우옌쩐타인타오가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신중하게 샷을 구사하고 있다. PBA 경기 후 T.응우옌은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뒤 출전한 PBA 투어에서 우승해 기쁘고 의미가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T.응우옌은 베트남에서 당구장 매니저로 일했고, 1년 전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 역시 당구 용품 생산업체에서일했다. T.응우옌은 "급여 수준이 높진 않지만 먹고 살기는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안정보다 도전을 택했다. T.응우옌은 "16살 때 당구에 입문해 대학에 들어간 뒤 잠시 접었다가 졸업 후 다시 큐를 잡았다"면서 "PBA가 출범한 걸 알게 됐고, 나의 꿈이었는데 먼저 진출한 쯔엉반득 등 선배들도 소개해줘 여기까지 왔다"고 사연 많은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T.응우옌은 "어렵게 안정적인 일을 그만두고 왔는데 아내의 지원이 없었으면 못했을 것"이라면서 "지금 아내와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아내는 직장 생활을 더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 당분간은 베트남을 왔다갔다 해야 할 거 같다"면서 "그러나 아내를 한국에 초대할 수 있다면 꼭 그렇게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응우옌쩐타인타오가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 뒤 접전을 펼친 사이그너와 포옹하고 있다. PBA 2번째 투어 만의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T.응우옌은 "상대는 다 강자들이지만 압박을 받지 않고 내 경기의 완성도 높이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경기할 때 주변 사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집중력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이그너도 "어떤 스포츠든 젊은 선수가 우승하는 건 굉장히 기쁘고 고무적"이라고 T.응우옌을 칭찬하며 전설다운 품격을 보였다. 이어 T.응우옌이 "포지션 수비를 잘 했다"고 기량을 인정했다. T.응우옌은 4강전에서 한국인 최초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최성원(휴온스)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월세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너무 큰 상금이라 어디에 쓸지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순수한 베트남 신랑. T.응우옌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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