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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졸지에 실업자"…화마가 앗아간 상인들의 생계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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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농수산도매시장 화재…19개 점포 전소
상인들 "연휴 대목 앞두고 착잡…막막하다"
"임시 영업이라도 할 수 있게…지원금도 절실"
조지훈 전주시장 "총력 기울여 추석 전 복구 노력"

타버린 활어동 내부. 심동훈 기자타버린 활어동 내부. 심동훈 기자
"한 순간에 부부가 실업자가 됐어요."
"당장 내일 나갈 물건이 없는데 어떻게 해."


10일 오전, 지난 밤 화재로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내부가 새까맣게 탄 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도매시장. 잿더미가 된 건물 앞에는 타버린 건어물과 수산물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말라 비틀어져있었고, 소방용수와 섞인 재는 끈적하게 바닥을 흐르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무너진 잔해에 물을 뿌리며 현장을 수습하고 있었고, 포크레인은 불에 타버린 내부 구조물과 건물 잔해들을 치우고 있었다. 시선을 향하는 모든 곳마다 매캐한 냄새가 따라왔다.

앞서 9일 밤 11시 13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농수산시장에서 불이 나 약 4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19개의 점포와 내부 집기, 수산물 등이 불에 탔다.

지난 9일 오후 11시 13분쯤 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도매시장 활어동에서 불이 났다. 심동훈 기자지난 9일 오후 11시 13분쯤 전주시 송천동 농수산도매시장 활어동에서 불이 났다. 심동훈 기자
"가게가 타고 있다"는 연락에 잠옷 바람으로 나와 뜬눈으로 밤을 지샌 A(50대)씨는 "시장이 세워졌던 90년대 초부터 남편과 장사를 해온 곳이다"며 "부부가 순식간에 실업자가 되어버렸다"고 한탄했다.

A씨는 "더위가 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 같아 일을 해보려했더니 순식간에 끝나버렸다"며 "당장 광복절 연휴와 추석 대목을 바라보며 많은 물건을 들여다놨는데, 다 타버렸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새벽부터 멍하니 타고 있는 건물을 바라보던 임현주씨는 "장사하는 30년동안 이렇게 큰 불이 나는 건 처음본다"며 "당장 물건이 들어와야하는데, 못 들어오게 돼서 거래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두가 큰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전주서 제일 큰 도매시장인데 물건을 못 떼가는 여러 업장도 문제가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농수산시장이 위치한 덕진구 송천동이 지역구인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조지훈 전주시장 등 지역 정치인들은 서둘러 상인들 의견 청취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인 의견 청취하는 정동영 통일부장관. 시장이 위치한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이 국회의원 지역구이다. 심동훈 기자상인 의견 청취하는 정동영 통일부장관. 시장이 위치한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이 국회의원 지역구이다. 심동훈 기자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피해 상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생업의 터전이 다 타버려 막막함이 클 거라 생각한다"며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특별재난구역 지정 선포 등을 적극적으로 건의해 속히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인들은 "속히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에서 20년간 장사를 해왔다고 밝힌 유성기(68)씨는 "당장 보낼 물건들을 포장해뒀는데 다 타버렸다. 거래 내역이 담긴 컴퓨터도 타버려 당장 오늘 내일 나갈 물건이 없다"며 "천막이라고 세워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건어물 유통을 한다고 밝힌 안성윤씨는 "당장 사용하지 않는 수협 건물을 활용해 상인들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해달라"며 "임시 시설이든 보상금이든 어떻게든 빠른 처리가 되어야 상인들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기에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수조와 냉동고가 필수적이고, 많은 물을 사용하는 활어 판매의 특성상 임시 영업보단 금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화재로 피해를 입은 농수산시장 상인들이 10일 오전 지역 정치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화재로 피해를 입은 농수산시장 상인들이 10일 오전 지역 정치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
마찬가지로 30년 이상 장사를 해온 노호영(50대)씨는 "끊임없이 물과 얼음을 부어야 하고, 품목별로 대형 수조를 다 따로 마련해야하는데, 어떻게 천막에서 그 장사를 할 수 있겠냐"며 "서천시장의 사례처럼 재난지원금 등 금전적 보상을 해서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A씨도 "여기는 부부가 장사를 하거나 가족 단위로 영업을 하는 비중이 높기에 이번 사고로 가족 전체가 생계의 위협을 느끼게 된 경우가 많을 것이다"며 "전주시 등 정부에서 금전적인 지원으로 어려움을 타계해나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러한 상인의 요구에 조지훈 전주시장은 "상인들의 의견을 매일,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게끔 시청 직원을 시장에 상주시키겠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추석 전에는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끔 시정의 총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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