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광복절 기념 국립한국문학관 국외 입수자료 중 언론에 공개한 심훈이 교정한 시 '그날이 오면'의 일제 검열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국립한국문학관 제공시 '그날이 오면'과 소설 '상록수'를 남긴 심훈의 친필원고와 문학자료가 국내로 돌아왔다. 원고 곳곳에는 일제가 붉은색으로 그어놓은 검열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광복절을 앞두고 10일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원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심훈 유가족에게 기탁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기탁 자료는 모두 46건 59점이다.
자료에는 장편소설 '상록수', '직녀성', '영원의 미소' 친필원고와 영화 각본, 사진, 부고 전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상록수' 친필원고 전체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에는 일부 낱장 원고만 전해져 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자료는 1932년 심훈이 단행본 출판을 위해 직접 묶은 '심훈시가집'이다. 이 시가집에는 3·1운동 참여 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쓴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과 대표작 '그날이 오면'이 친필로 남아 있다.
'그날이 오면'은 조국의 독립을 염원한 시로, 일제강점기 검열 때문에 당시 책으로 나오지 못했다. 출판 허가를 위해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관에 제출된 원고 표지와 내지에는 붉은 선과 도장이 남아 있다. 문학관은 이를 일제 검열의 흔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자료에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소식을 듣고 쓴 것으로 알려진 '오오, 조선의 남아여!'도 포함됐다. 문학관은 이들 자료가 문학사뿐 아니라 항일독립운동사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심훈은 일제강점기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 언론인이다. 1919년 경성 제일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3·1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렀고, 이후 작품 곳곳에 항일 민족정신을 담았다.
심훈의 '상록수' 친필 원고. 국립한국문학관 제공자료를 지켜온 사람은 심훈의 셋째 아들 심재호 씨다. 심재호 씨는 심훈이 세상을 떠난 1936년에 태어나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평생 부친의 문학자료를 정리하고 보존했다.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버지니아주 알링턴 자택에서 자료를 보관해 왔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19년 법인 설립 직후부터 유족 측과 자료 수집을 협의해 왔다. 7년여의 협의 끝에 올해 6월 기탁 약정을 체결했다.
문학관은 내년 4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돌아온 심훈 친필원고와 문학자료는 개관 이후 일반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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