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물탱크차 급수 지원. 경남소방본부 제공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며 물 부족이 최고조에 달한 경상남도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규모 소방력이 긴급 투입돼 대대적인 '단비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전국 소방 물탱크차 200대 경남 전역서 2545t 용수 지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함에 따라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서 물탱크차 200대와 대원 400명이 12일 경남 들녘으로 출동했다. 이들 장비와 인력은 도내 14개 소방서 관할 지역으로 분산돼 농업 용수 공급에 하루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가뭄 피해가 가장 극심한 밀양 지역에는 전체 동원령의 20%에 해당하는 물탱크차 40대가 집중적으로 배치돼 타들어 가는 농심을 달랬다.
또, 2024년 도입된 대용량 배수펌프 시스템은 밀양강에서 물을 끌어올린 후 물탱크차에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물탱크차 5대에 분당 최대 8천ℓ의 물을 동시에 공급하는 규모다.
비상 급수 작전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급수 지원 활동 실적은 모두 356회에 걸쳐 2545.5t의 용수를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업용수 공급이 2503.5t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축사·도로 살수는 42t이다.
바짝 마른 논에 물 공급. 경남소방본부 제공 이를 4인 가구 기준 한 달 물 사용량(약 20t)으로 환산하면, 약 10년 동안 쓸 수 있는 물의 양이다. 500㎖ 생수병 기준 약 509만 개를 들녘에 쏟아부은 셈이다.
지역별로는 양산 509t으로 가장 많은 급수 지원이 이뤄졌다. 이어 남해 384t, 김해서부 354t, 밀양 304t, 하동 238t 등으로, 경남 전역에서 긴급 급수 작업이 펼쳐졌다.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과 밭을 향해 거센 물줄기를 쏟아내자, 바짝 타 들어가던 농작물을 지켜보며 애를 태우던 농민들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소방대원들의 비상급수 작전은 13일까지 이어진다.
연일 가뭄 현장 지킨 박완수 "단 한 평의 논밭이라도 살려라"
전국 단위 소방력 투입과 발맞춰 경남도와 시군도 비상 대책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12일 창원시 북면 공설운동장에 설치된 가뭄 지원 현장지휘소와 벼 재배 농가 급수 현장을 찾아 용수 공급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북면 현장 지휘소는 서울소방 소속 물탱크차 10대와 인력 30명이 배치돼 인근 신동하천에서 용수를 확보, 북면과 동읍 일대에 농업 용수를 공급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창원시 북면 가뭄 지원 현장지휘소 점검. 경남도청 제공북면 구룡로, 월백리, 대산리 등 벼 재배 농지를 찾은 박 지사는 소방 물탱크차가 메마른 논바닥으로 용수를 쏟아붓는 현장을 직접 살폈다. 박 지사는 전날 김해 진례면과 함안 칠북·칠원읍을 방문해 급수차 공급과 간이양수장 설치 상황을 점검한 데 이어 연일 가뭄 현장을 지키고 있다.
박 지사는 "아무리 많은 장비가 동원되어도 현장에 효과적으로 배치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도민안전본부를 중심으로 현장 수요와 가용 장비를 철저히 연결해 단 한 평의 논밭이라도 살아날 수 있도록 긴박감을 가지고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가뭄 심각 밀양에 '지하수 저류댐' 등 대체 수원 확보 추진
밀양시에서는 삼랑진읍, 단장면, 상남면, 산내면, 내일동 등 5개 읍면동의 소규모 급수시설 10곳이 시간제 제한급수를 시행 중이다.
경남도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해구호기금 3억 원을 긴급 지원하고, 병물 공급과 급수차·급수선을 활용한 운반급수를 확대하고 있다.
지하수 저류댐 개념도. 경남도청 제공 근본적인 물 부족 해소 방안 마련에도 나섰다. 하천수 이용이 어렵고 가뭄에 취약한 밀양 산내·산외면 일원에 지하 차수벽을 설치해 흐르는 지하수를 저장·이용하는 '지하수저류댐'을 건설하기로 하고, 정부 사업 후보지 선정을 위한 건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남 저수율 33.3% 전국 최저… 농작물 피해 2121ha 집계
현재 경남의 가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도내 18개 시군의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3%까지 떨어졌다. 가뭄이 가장 심한 밀양의 저수율은 25.7%에 불과하다.
함양군을 제외한 도내 17개 시군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내려진 가운데 밀양·거제·함안 등 3개 시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다. 인근 의령군도 상황이 나빠져 심각 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바짝 마른 논. 경남소방본부 제공 가뭄 장기화에 따른 농작물 생육 저하 피해도 가파르게 늘어 경남도 집계 결과 피해 규모는 5703개 농가, 2121ha에 달한다. 단감(1225.2ha)과 벼(562.9ha) 피해 면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배, 콩, 깨, 고추, 키위, 사과 등 과수와 밭작물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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