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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100개 준비하라"…中 경제개혁 이끈 주룽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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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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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기업 등 대대적 구조조정…실업자 대량 양산도
엄격한 업무 추진·거친 화법으로 유명…한때 당적 박탈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국의 경제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끌었던 '경제개혁 사령탑' 주룽지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7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2일 주 전 총리가 베이징에서 숨졌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1928년 10월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난 주 전 총리는 칭화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상하이 시장과 당서기, 국무원 부총리, 중국인민은행장을 지냈다. 장쩌민 주석 집권 후반기인 1998년 총리에 취임해 5년간 재임했다.

그가 총리로 재임하던 시기는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시기로 평가된다.

그는 국유기업 구조조정·금융권 부실채권 정리·중앙정부 효율화·부정부패 척결 등 굵직한 과제를 추진했다.
적자에 빠진 국유기업을 합병하고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주도해 1990년대 중국 경제의 체질을 바꿔 중국 내에서는 개혁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실직자를 낳고 빈부 격차가 확대됐다는 비판도 받는다. 엄격한 업무 스타일 때문에 '경제 차르', '주펑즈(朱疯子·미치광이 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성사시킨 것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세계 무역체제에 본격 편입돼 '세계의 공장'으로 급성장했다.

중국 당국은 공식 부고에서 "중국의 WTO 가입을 위한 어려운 협상을 주도해 대외 개방을 폭과 깊이 양면에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주 전 총리는 거침 없는 화법으로도 유명했다.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는 "관 100개를 준비해 99개는 부패 관리들에게, 하나는 나 자신에게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1998년 대홍수 당시 양쯔강 제방을 두고 '두부 찌꺼기'라고 일컬었고, 건설 담당자들을 '기생충'이라고 공격했다.

2017년 19차 당 대회에 참석해선 정치 보고를 마친 시진핑 주석의 인사에 박수를 치지 않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정치적 시련도 겪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1958년 국가 경제정책을 비판했다가 당적을 박탈당했다고 썼다. 또 문화대혁명 때는 농촌으로 내려가 5년간 농사를 지으며 보내야 했다.

2003년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정치 현안에 대한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조용한 삶을 살았다. 모교인 칭화대 행사 등에만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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