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이어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유화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여정 부장은 19일 밤 10시 넘어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주요국제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주도하고 있는 대북유화책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 결정과 각종 발언에 대한 김여정 부장의 입장은 세 가지 논점으로 요약된다.
첫째 평가할 가치도 없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둘째 북미정상의 소통에 대해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한다, 셋째 김정은과 트럼프 두 지도자의 관계는 훌륭하다는 것이다.
"지도자 소통 소식 나는 전혀 알지 못해"
먼저 김 부장이 "최근 조미 양국 지도자들 사이에 소통이 있었다는 워싱턴 발 소식에 대해 말한다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며 아마도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하여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한미훈련 축소 등 대북유화책이 양국 간에 충분한 소통을 거친 결과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까지 거론하며 급격히 속도를 내자 이 문제를 '주요 국제문제들' 속에 끼워 북한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전했다. 김여정 부장은 훈련 축소를 "미국 대통령이 돌연 발표"했다고 표현했다.
훈련축소 폄하 "평할 가치 없고 흥미 느끼지 못해"
김여정 부장이 특히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 정도로는 '대조선적대시 정책'의 철회로 보기 어렵다며 요구의 문턱을 더욱 높인 대목이다.
김 부장은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미국 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등 미국이 원하는 답을 위해서는 훈련 축소로는 어림없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번에도 "트럼프에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
연합뉴스다만 김여정 부장은 과거에도 늘 그랬듯이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 밝힌 바 있다"고 했는데, 대화 가능성을 미리부터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은 결론적으로 "조미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훌륭한 관계와는 무관하게 우리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취해나가는 주권적 행사들은 매우 상식적이고 적중하며 필수적인 것으로 된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며 "역사와 현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더욱 강한 억제력을 가질 때 지역의 안보구도가 보다 균형화, 안정화되게 되어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조치와 관계없이 억제력 강화를 위한 주권적 행사들, 즉 핵 무력 강화 방침을 거듭 밝힌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9차 당 대회에서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9차 당 대회 제시 '두 기준' 충족 못해
연합뉴스이 기준에 비춰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철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며, 더 나아가 대화를 위해서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부장은 이번 입장발표에서 "젤렌스키 패당이 고안하여 퍼뜨린 우리 군대의 '추가파병'설은 전혀 사실무근한 끼예브의 자작극"이라며, 오는 11월까지 러시아 파병 북한군 규모를 최대 5만 명으로 늘릴 것이라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했다.
김 부장은 러시아와의 협력이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철저히 준"하고 있다며 "동맹 체약국으로서의 의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항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으며 무한히 책임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부장이 일본을 "군사적 목표로 간주"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위협을 한 것도 주목된다.
김 부장은 "공화국이 일본의 재 군사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에 대한 관심 즉 그것들을 군사적 목표로 간주하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하며 따라서 일본의 안보가 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하고, "이미 우리 군사지도부는 심각한 안보도전으로 변화하고 있는 일본의 위협을 억제하고 제압 또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을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잘못된 선택을 기도하려 한다면 이제는 즉시적이며 생존 불가한 섬멸적 맹격을 직접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일본 강하게 비난하며 중·러와 전략적 보조
김여정이 이처럼 일본과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비난, 위협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미관계는 중국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과 소통 속에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뒤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지만, "만약 멍청한 대통령이 있다면, 아마도 그렇게 괜찮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근히 압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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