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 수색·배수 작업. 경남소방본부 제공 광복절 연휴 기간 '극한 호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통영 일대에서 수해 복구를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하루에만 2천 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일상 회복을 향한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상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공무원을 비롯해 군, 소방, 경찰, 자원봉사자 등 총 2584명의 인력과 굴착기·덤프트럭·살수차 등 장비 458대가 거제·통영 피해 현장에 집중 배치됐다. 이는 폭우 사태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복구 자원 투입이다.
단수 가구 97% 수돗물 재개, 나머지 오늘 공급 가능…272세대 가스 미공급
가장 시급했던 생활 인프라 복구는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도는 상수도가 끊겼던 거제시 둔덕면·거제면·동부면·장승포동·장목면·옥포동·하청면·연초면·남부면, 통영시 한산면·봉평동 일대 5845세대 중 97%에 달하는 5686세대에 수돗물 공급을 재개한 상태다.
거제 수해 복구. 연합뉴스
특히 거제 둔덕면에서 해저 관로로 물을 공급받다 가압장 이상 등으로 사흘간 단수를 겪은 통영 한산도·좌도·비산도·용초도·비진도·죽도 등 6개 섬 1천 세대에도 수자원공사의 긴급 복구로 물길이 다시 열렸다.
도는 연초면 죽전마을 100세대 등 누수 문제가 일부 남아 있는 거제시 159세대도 이날 안으로 복구를 마칠 예정이다. 다만 일부 아파트 단지와 단독주택은 자체 문제로 공급이 제한될 수 있어 정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가스 복구 작업도 마무리 중이다. 가스 공급이 차단됐던 거제 상동동 아파트 60세대는 안전 점검을 마치고 가스 공급이 정상 재개됐다. 다만 산사태로 피해가 컸던 거제 옥포동 아파트 270세대와 주택 파손 범위가 큰 통영 인평동 2세대는 시설 복구 후 차례대로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폭염 속 '가마솥 더위'와 사투… 육상·해상서 쓰레기 대량 수거
복구 현장은 그야말로 푹푹 고이는 찜통더위와의 또 다른 전쟁터다. 대형 중장비가 진입하기 힘든 주택가 좁은 골목길과 침수 민가에는 의용소방대원 240여 명과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이 직접 발로 뛰며 토사를 긁어내고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해상 쓰레기 수거. 통영해경 제공
통영 미수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대형 펌프를 동원한 배수 작업에 이어 내부에 두껍게 쌓인 퇴적물 제거 작업이 쉼 없이 이어졌다.
해상과 해안가에서도 총력 정비가 펼쳐지고 있다. 통영 죽림 해안변과 강구안 등에는 폰툰보트 2대, 집게차, 청소선 '아라호'가 투입돼 집중호우로 밀려든 초목류와 부표, 스티로폼 등 대량의 해양 쓰레기를 육지로 운반하고 있다.
통영해경 역시 해상에 방제함정을 긴급 투입해 컨베이어벨트식 회수기를 가동하며 떠다니는 부유물 수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통영해경은 지난 19일 하루 거제 둔덕면 학산 아사마을 앞 해상에서만 2t에 달하는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수해 복구 처리. 경남도청 제공 산양읍 주민자치회는 침수 피해로 젖은 이불과 의류를 세탁해 주는 '찾아가는 빨래방'을 가동해 피해 주민들을 도왔다.
피해조사단 긴급 투입…780명 대피 생활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경남도 역시 하천 시설물 피해를 정밀 진단하기 위해 전문 설계사 26명으로 구성된 피해조사단을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조사단은 오는 25일까지 제방, 호안, 배수문 등 주요 하천 시설의 피해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 향후 재해복구계획 수립과 예산 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371세대 780명의 주민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임시 대피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산사태 사망자가 발생한 거제 아파트 104동의 정밀 안전진단이 2개월이나 걸릴 것으로 보여 53세대 119명은 장기 대피 생활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피해가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복구 작업을 마무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사태 발생 거제 아파트. 연합뉴스이 때문에 여야를 떠나 조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모두는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거제·통영 지역을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실질적인 재정 지원과 사면 정비 등 근본적인 재해예방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도의원들도 연일 수해 복구에 동참하며 '거제·통영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신속한 피해복구 지원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했다.
도의회는 피해 복구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예정된 의원 해외·민간위탁연수 일정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앞서 박완수 경남지사도 지난 18일 거제·통영 수해 현장을 찾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거제·통영 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신속 선포와 응급복구를 위한 특별교부세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강석주 통영시장도 "지방정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수해 복구 동참. 경남도청 제공
정부 차원의 지원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지원하겠다"며 거제·통영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 뜻을 밝혔다.
도 관계자는 "응급복구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의 인력·장비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필요한 자원을 적기에 차질 없이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