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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벨벳 서머'에서 '벨벳 농도'가 가장 짙은 곡은[EN: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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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54번째 EN:박싱에서는 레드벨벳 세 번째 여름 미니앨범 '벨벳 서머'를 다룹니다. 이번 편으로 레드벨벳은 '칠 킬'에 이어 EN:박싱에서 두 장의 앨범을 소개한 첫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레드벨벳 세 번째 여름 미니앨범 '벨벳 서머' 제작기 ① 음악 편

지난 3일 세 번째 여름 미니앨범 '벨벳 서머'를 발매한 그룹 레드벨벳.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지난 3일 세 번째 여름 미니앨범 '벨벳 서머'를 발매한 그룹 레드벨벳.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빨간 맛'(Red Flavor)은 레드벨벳이 들려주는 '레드'(red)와 '벨벳'(velvet) 중에서 단연 '레드'를 표방하는 노래다. 2017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합동 콘서트 '에스엠타운 라이브'(SMTOWN LIVE)에서 최초 공개했을 때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던 '빨간 맛'은, 레드벨벳 첫 여름 미니앨범의 성공적 발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색에 비유하자면 알록달록하고 생동감 넘치는 것은 비슷했지만, 귀여운 느낌이 조금 더 강조됐던 '파워 업'(Power Up)으로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여름 강자'로서 존재감을 굳힌 레드벨벳이 무려 8년 만에 새로운 미니앨범으로 컴백했다.

'더 레드'(THE RED)나 '더 벨벳'(THE VELVET) 등 제목만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를 귀띔해 온 레드벨벳의 세 번째 여름 미니앨범 제목은 '벨벳 서머'(Velvet Summer)다. 부드럽고 우아하며 차분하면서도 은근한 서늘함이 밴 '벨벳'을 가지고 여름 앨범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CBS노컷뉴스는 이런 질문을 가지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벨벳 서머' 제작기를 요청했다. 첫 번째 편에서는 타이틀곡 '서핀 보이'(Surfin' Boy)를 비롯해 이번 앨범에 실린 5곡의 '음악'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답변은 레드벨벳 A&R(이하 'A&R')이 맡았다. 인터뷰는 21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벨벳 서머' 앨범 표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벨벳 서머' 앨범 표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명에서부터 '벨벳 서머'인 이번 앨범에서 청자도 느낄 수 있는 '벨벳스러움'은 무엇인지 묻자, A&R은 "레드벨벳의 여름 음악 하면 '레드'의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이번 앨범에서는 기존 여름 앨범과 차별화되는 레드벨벳의 새로운 여름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새로운 여름 음악'을 만드는 방법이 "'벨벳'과 '여름'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한 A&R은 "처음 앨범을 구상할 때부터 '보사노바' '레게'와 같이 여름을 상징하면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장르를 활용해서 여름 계절성에 맞춘 나른한 벨벳 무드를 구현하려고 계획했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레드벨벳이 발표한 '벨벳' 콘셉트 곡을 돌아보면, '서늘함' '호러' '진한 알앤비(R&B)'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A&R은 '벨벳'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부드러움'이라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이어 "'여름이 주는 밝고 생명력 넘치는 이미지에 부드러운 '벨벳'을 더해서 레드벨벳만의 성숙한 여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의도했다. 전 곡을 들어보신다면 이러한 감성을 한 번에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무드 클립, 뮤직비디오 등의 콘텐츠에 녹여져 있는 '서늘함'도 이번 앨범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레드벨벳 아이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레드벨벳 아이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타이틀곡은 보사노바 기타와 여유로운 레게 리듬, 감각적인 하우스 그루브가 어우러진 '서핀 보이'다. 앞서 공개된 일문일답에서 슬기는 데모(임시 녹음곡)를 듣자마자 레드벨벳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꼈다며 그만큼 잘 소화할 확신이 있었고, '보사노바'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벨벳 분위기의 여름 앨범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나른함이 느껴지는" 장르인 '보사노바' '레게'의 접목을 구상했고, 이런 방향성 아래 곡 작업을 의뢰해 다양한 곡을 살펴보던 중 만난 노래가 바로 '서핀 보이'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사비(후렴)의 청량함이 큰 곡"이었지만, 그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오히려 잔잔하고 신비로운 다른 파트와의 대비감이 생겨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점이 매력 있었고, 무엇보다 브리지부터 포스트 코러스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느껴지는 벅찬 전율이 팬분들에게 감동을 줄 거라고 확신했었습니다. 멤버들도 타이틀곡 미팅 당시 저희 의견에 동의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는데, 특히 슬기씨가 곡의 모든 구간이 빠짐없이 좋게 들려서 놀랐다는 말을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타이틀곡 '서핀 보이'로 시작하는 이번 앨범은 '핫 걸스 콜드 바이브'(Hot Girls Cold Vibe) '오케스트라'(Orchestra) '훌라후프'(Hula Hoop) '하와이'(Hawaii)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에 실리게 된 이유를 한 곡 한 곡 들어봤다.

레드벨벳 슬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레드벨벳 슬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A&R은 "'핫 걸스 콜드 바이브'는 한 여름 드라이빙을 즐기는 멤버들의 쿨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곡 중간의 템포 전환 장치를 활용해 하나의 노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바이브를 선사하는 매력적인 곡"이라고, "'오케스트라'는 레드벨벳이 잘할 수 있는 '벨벳' R&B이기도 하고, 여름 '벨벳' 콘셉트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훌라후프'와 '하와이'를 두고 "역시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곡들로 흘러가듯 편안한 감성이 여름 '벨벳' 무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한 A&R은 "'훌라후프'는 사비의 중독성이 짙어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으며 팬분들을 생각하는 멤버들의 애틋한 마음이 가사로 담겨 의미가 큰 트랙이다. '하와이'는 마치 해가 저물어 가는 하와이 해변에 앉아 있는 듯한 그림이 그려지는 몽환적인 여운이 인상 깊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멤버 조이는 타이틀곡 '서핀 보이'와 마지막 트랙 '하와이' 단독 작사가로 활약했다. '작사 참여'는 전적으로 조이의 의지였다. 이미 가사가 나와 있던 '핫 걸스 콜드 바이브'를 제외한 4곡 작사 시안을 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이번 앨범 작사 작업 과정에 열심히 참여해줘서 조이씨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라고 강조할 정도였다.

A&R은 "고맙게도 조이씨가 먼저 작사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연락을 줬다"라며 "'서핀 보이'의 경우 마감 하루 전에 연락이 와서 밤을 새워가며 시안을 제출했다"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다른 멤버들은 이번 앨범 작사 과정에 일정상 참여하지 못했지만 모든 멤버가 작사 참여에 대한 의지는 늘 가지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레드벨벳 조이.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레드벨벳 조이.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조이가 쓴 가사 중 가장 반응이 좋았고 와닿았던 가사를 꼽아달라고 하자, A&R은 '서핀 보이' 브리지 부분의 "겁내지 마 이 여름에 던져봐 Yeah / 거친 파도가 덮쳐도 결국엔 난 널 찾아"를 꼽았다. "곡의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멜로디와 함께 들으면 벅찬 감정이 한 번에 밀려오는 가사이며, 주변 사람들을 향한 조이씨의 진심이 잘 느껴져서 좋아하는 파트"라는 설명도 더했다.

좋아하는 또 다른 가사는, 후렴에 나오는 "너와 함께여서 사랑으로 가득했던 그 여름날의 우리들"이다. A&R은 "그동안 여름 곡으로 많은 활동을 해왔던 레드벨벳이 함께해준 팬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가사이다 보니 지금까지의 레드벨벳 활동에 대한 추억도 떠오르고 팬분들에 대한 애정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이 구간을 들을 때마다 뭉클한 감정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나온 레드벨벳의 곡 중 '벨벳'을 대표하는 곡은 무엇인지, 나아가 이번 '벨벳 서머'의 '벨벳' 농도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를 물었다. A&R의 답은 '배드 보이'(Bad Boy)와 '사이코'(Psycho)였다. 이어 "'벨벳' 콘셉트로 팬분들의 큰 사랑을 받은 곡이기도 하고 우아하면서도 서늘한 '벨벳'의 정체성을 잘 잡아준 곡로 '레드' 콘셉트 곡만큼이나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벨벳 서머'의 '벨벳' 농도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벨벳' 앨범 중에서는 낮은 농도에 속하지 않을지 싶다. 농도가 낮다고 해서 '벨벳' 색이 흐릿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오히려 이 정도 농도에서도 표현할 수 있는 '벨벳' 컬러가 있음을 잘 보여준 앨범이 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레드벨벳 웬디.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레드벨벳 웬디.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수록곡 5곡 중 가장 '벨벳'스럽다고 생각하는 곡은 '오케스트라'였다. A&R은 "아마 이 곡을 들으면 바로 그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다. '오케스트라'는 이번에 수록된 곡 중 가장 고혹적인 R&B 감성이 짙게 묻어난 곡"이라고 말했다.

제일 '벨벳'스러운 곡으로 꼽힌 '오케스트라'는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의 '루존'(Lujon)을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한 곡이다. 레드벨벳은 지난 2022년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을 통해 첫 클래식 샘플링 곡을 내놓았고, 우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고전미까지 놓치지 않은 이 곡은 큰 사랑을 받았다.

클래시컬한 멜로디와 '착 붙을 수 있게'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묻자, A&R은 "매번 공을 들이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원곡 고유의 매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오케스트라' 작업할 때는 이 곡을 들으면 오케스트라 연주를 실제로 들으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곡의 오케스트라 악기 사운드가 잘 부각되도록 특히 신경을 썼고 멤버들 보컬도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연출했다. 가사도 사랑에 빠진 두 인물의 이야기를 오케스트라 연주에 빗대 '오케스트라'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일관성 있게 표현해 봤다. 이번 재해석도 팬분들께서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레드벨벳 슬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레드벨벳 슬기.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2014년 데뷔해 12주년을 맞이한 '베테랑' 그룹 레드벨벳은 한층 더 진전된 실력으로 A&R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A&R은 "2년 전 단체 앨범을 준비할 때보다도 멤버들의 가창 실력이 많이 늘어와서 매 순간 놀랐다. 완숙한 역량을 가장 크게 실감했던 순간은 멤버들이 보컬 합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A&R은 "모든 멤버가 본인이 어떠한 스타일로 가창해야 완성도 있게 다른 멤버 보컬과 하나로 조화가 되는지 해석을 잘 해왔고, 멤버 간 피드백도 주고받으며 합을 잘 맞춰주어서 매번 녹음이 수월했다. 본인 보컬만 모니터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보컬에 관해 많은 공부를 해온 게 새삼 느껴졌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또한 A&R은 "짧게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레드벨벳이 화성 장인으로 유명하지 않나. 화성 같은 경우는 파트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녹음 시 즉석에서 멤버들에게 요청하는 편인데, 어느 한 멤버도 부족함 없이 즉시 라인을 따서 완벽하게 가창해 준 점도 레드벨벳 멤버들의 역량을 보여주는 모멘트였다고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레드벨벳이 이번 여름 미니앨범에서 새로운 '벨벳 서머'를 보여준 것처럼, 레드벨벳이라는 그룹이 음악적으로 보여줄 면모가 많고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으로 찾아뵐 예정이니, 레드벨벳의 음악 꾸준히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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